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주고받은 텔레그램 문자가 언론에 노출되기에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 사용에 주의하라는 단속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조선일보가 입수한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참여한 텔레그램 대화방의 캡처본에 따르면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20일 단체 대화방에서 “본회의장에서의 휴대전화 사용 시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기자들의 표적이 되기 쉽다“라며 경고글을 올렸다. 이어 “사소한 일들이 자칫 여야 협상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의원님들께 주의를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다만 주의령이 내려진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도 않아 권 원내대표의 휴대전화 화면이 그대로 언론에 노출됐다. 당시 화면은 윤 대통령과 나눈 텔레그램 문자로 이준석 대표에 대한 대화 내용이 담겼다. 윤 대통령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한다).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라고 했고,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다”라고 답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체리’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미리 주의령을 내렸던 만큼 이번 논란은 예견된 파장이라고 해석된다. 논란 이후 권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가 노출돼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제 잘못”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대통령실은 “사적인 대화내용이 노출돼 유감스럽다”라면서도 지나친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이 대표는 이날 출입기자 문자를 통해 “전혀 오해의 소지가 없이 명확하게 이해했다”라며 페이스북에서 ‘양두구육(羊頭狗肉)’을 언급했다. 그는 “그 섬(여의도)에서는 카메라가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가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온다”며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서 판다”고 적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