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이 31일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배현진 최고위원이 당내 혼란에 대한 책임을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힌 지 이틀 만이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각성과 변화를 요구하는 민심의 엄중한 경고에 책임지기 위해 최고위원직을 물러난다”며 “당은 물론, 대통령실과 정부의 전면적 쇄신이 필요하다. 바닥을 치고 올라가려면 여권 3축의 동반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조 최고위원은 당이 총체적 복합 위기를 맞은 데 대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의 책임이 크다고 직격하며 거취를 압박했다. 그는 “‘윤핵관’이라 불리는 선배들도 총체적 복합 위기의 근본적 원인을 깊이 성찰해달라”면서 “정권교체를 해냈다는 긍지와 자부심을 간직하되, 실질적 2선으로 물러나달라”고 말했다.
앞서 배 최고위원은 지난 29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80여 일 되도록 속 시원한 모습으로 국민들 기대감을 충족시켜드리지 못한 것 같다”며 사퇴했다. 이준석 대표 중징계 결정 이후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체제가 출범했으나 윤석열 대통령과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가 노출되는 등 여권의 혼란이 지속되자 ‘권성동 체제’에 대한 반발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조 최고위원도 “국정에 무한책임을 지는 여당의 지도체제 전환은 이견 없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이은 최고위원 사퇴로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박수영 의원 등 국민의힘 초선 의원 32명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조 최고위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 총사퇴 여부에 대해 “금요일에도 여러 가지로 설득했지만, 어제 한 분이 분명한 입장을 밝혔고 그래서 저도 더 이상 (사퇴를) 미룰 수는 없는 것”이라며 “제 역량이 부족해서 오늘까지 이견이 몇 분은 좁혀지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여권 전체가 총체적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 최고위원이 언급한 ‘한 분’은 김용태 최고위원으로 보인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29일 배 최고위원 사퇴 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안 그만둔다”고 밝힌 데 이어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당한 압력에 밀려 떠내려갈지언정, 제가 믿는 원칙이라는 가치를 스스로 저버리지 않겠다. 당이 혼란스러울수록 당헌당규, 원칙, 절차에 입각해 어지러운 상황을 해소해야 한다”며 사퇴 거부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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