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의 줄사퇴가 잇따른 가운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이 거론되자 정미경·김용태 최고위원은 반발했다.
현재 배현진, 조수진, 윤영석 최고위원의 사퇴에 이어 권성동 원내대표도 당대표 직무대행 사퇴를 선언한 상태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직무대행으로서의 역할을 내려놓을 것이고 조속한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1일 KBS라디오에서 이와 관련 “이제 하다 하다 안되니까 최고위 기능을 상실시키려고 순번을 정해놓고 한 사람씩 사퇴한다”라며 “상식도 없고, 공정도 다 어디에다 필요 없는 것처럼 밀어붙이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법원에서 보면 비대위로 가는 것이 꼼수로 보일 수도 있다”라며 “처음엔 설마설마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이준석 대표를 내쫓으려고 하는 거였구나. 그게 다 드러났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당원권 6개월 정지가 아닌 제명 효과를 가져오는데 이 대표가 법적 대응을 하면 가처분을 받아주는 상황이 돼서 이 대표가 다시 당 대표로 돌아오는 그런 황당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게 정 최고위원의 설명이다.
정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권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사퇴에 대해 “사실은 원내대표를 내려놓으면 직무대행은 그냥 내려놓아 진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비대위 체제 전환에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배후설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선 “이걸 확인할 수는 없다”라면서도 “아무튼 어떤 세력이 힘으로 세게 밀어붙이고 있는 것을 다 느끼고 보고 있지 않나. 지금 ‘윤핵관’으로 불리는 분들이 그렇게 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자신의 사퇴 여부에 대해선 “혼자 막는다고 막아지지도 않고 피하고 싶다고 피해지지도 않는다. 그분들이 숫자에 맞춰서 하는 것 같다”라며 “그러니 결국 그걸 피할 수 있겠나. 지켜보는 것이죠”라고 했다.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비대위 체제 전환에 반대 입장을 낸 김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권 원내대표를 향해 “이제는 원내대표도 사퇴하셔야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원내대표이기 때문에 당대표 직무대행을 하는 건데 원내대표는 유지하고 당대표 직무대행을 내려놓는다는 건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김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비대위 전환에 대해선 “정치적인 명분도 찾지 못했고 원칙적으로 당헌당규상 명분도 찾지 못했다”라며 “최고위원 보궐을 통해서 지도체제를 다시 정비하면 되는 것이지 이것이 왜 비대위로 가야 되는지 저는 잘 모르겠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여권에선 대선 승리 이후 넉 달 만에 정권 위기가 우려되고 있다. 집권 여당의 내분과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하락으로 여권 전체가 쇄신 바람에 휩싸인 것이다. 이 가운데 취임 후 첫 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도 휴가 기간 동안 당내 인적 쇄신을 포함한 국정 운영 방안에 대해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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