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훔친 렌터카로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배달 아르바이트 중이던 대학 신입생을 숨지게 한 청소년들이 이번엔 자기보다 어린 중학생들을 잔혹하게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SBS에 따르면 이모 군 등 3명은 최근 동년배 2명과 함께 서울 양천구 일대에서 자신들보다 어린 중학생 A 군(13)에게 금품을 요구하고 폭행을 가했다.
A 군은 가해 학생들에게 100만 원 이상을 빼앗기고 잔혹한 폭행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처음에는 형들이 장난식으로 스파링하고, 비비탄도 쏘고 그랬다. 금반지 같은 것도 가지고 오라고 했다”고 밝혔다.
A 군은 또 “(이 군 등이) 케이블 타이로 묶고 때린 다음 라이터로 손목을 지졌다”고 진술했다. 지난달 3일에는 인적이 드물고 폐쇄회로(CC)TV가 없는 건물 뒤편에서 5시간 동안 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A 군 신고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지만 가해 학생들은 소환에 응하지 않고 계속해서 범행을 저질렀다. 지난달 11일에는 또 다른 중학생 B 군을 18시간 동안 찜질방과 카페 등으로 데리고 다니며 집단 폭행했다. B 군은 이 과정에서 치아 2개가 부러지고 강제로 머리카락이 잘리는 등 피해를 입었다.
앞서 이 군 등 일행 8명은 지난 2020년 3월 서울에 주차돼 있던 렌터카를 훔쳐 대전까지 무면허로 몰고 갔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경찰을 피해 달아나는 과정에서 1차로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후 중앙선을 넘어 도주하다 한 배달 오토바이와 충돌했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그러나 이 군 등은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을 받았다. 이번 중학생 폭행 사건은 당시 사고를 냈던 8명 중 소년원 처분을 받은 3명이 소년원 출소 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군은 법무부 보호관찰 대상이었는데, 주거지로 걸려 오는 보호관찰관 전화를 받아야 한다며 자신의 집 앞에서도 폭행을 일삼았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이 모 군 등 10대 5명을 공동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 중 3명은 구속됐고, 나머지 2명은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추가 조사 뒤 이번 주 이들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피해자가 더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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