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영웅’ 부를 땐 언제고…갈 곳 잃은 코로나 간호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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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8월 2일 1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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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인 경기도 평택시 박애병원에서 간호사들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2021.5.11. 뉴스1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인 경기도 평택시 박애병원에서 간호사들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2021.5.11. 뉴스1
한때 ‘국민영웅’으로 불렸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병동 간호사들이 과거 몸담았던 병동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홀대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민정 행동하는간호사회 활동가는 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을 통해 “확진자가 줄어들면서 코로나 병동을 일반 병동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간호사들이 원래 일했던 부서가 아닌 전혀 다른 부서로 이동하는 상황이 생겼다”며 “재배치가 갑자기 통보되기도 했고, 전혀 경험이 없는 부서로 가야 하다 보니 그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고 밝혔다.

진행자가 ‘코로나 병동이 없어지면 간호사들은 이전에 일했던 병동으로 돌아가는 게 원칙 아니냐’고 묻자 김 씨는 “처음 코로나 병동을 만들 때 다른 병동에 있는 간호사들을 몇 명씩 차출했다”며 “원래 있던 병동 입장에서는 사람이 비는 거니까 거기에 신규간호사나 다른 간호사들을 충원을 해준 상태다. 병동엔 남은 TO(빈자리)가 없으니 다른 결원이 있거나 새로 생긴 부서로 가야 한다는 게 병원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원이 있는 부서에 가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병동으로 흩어져 보내지는 경우가 있다. 병원 입장에서는 이 간호사들이 남는 인력이기 때문에 비용이나 손실로 생각하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부서장이나 관리자들, 또는 주변 동료들이 ‘요즘 힘들지 않냐’고 유도하거나 업무수행에 꼬투리를 잡아서 그만두게 하는 등 회유하는 방식으로 (퇴사 압박이) 이뤄진다”고 부연했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이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2021.7.12. 뉴스1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이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2021.7.12. 뉴스1
김 씨는 “흔히 발생하는 일은 아니”라면서도 “그만두라고 직접 말하지는 않더라도 새로운 부서에 가면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 그렇다 보니 업무에 적응하기도 어렵고 부서 이동 자체도 일방적으로 이뤄진다. 그런 식으로 사직을 압박하는 경우가 있다 보니 견디다 못해 퇴사하는 몇몇 경우를 봤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반 회사로 치면 홍보팀에 있다가 회계 쪽으로 가는 상황”이라며 “재배치되고 교육 기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내던져지는 상황에서 (간호사들이) 잘 몰라서 실수를 하거나 환자에게 위해가 가는 상황들에 대해서 많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씨는 “병원에서 조정할 수 있는 일”이라며 “시간을 두고 배치한다든지 교육 기간을 마련해 준다든지 이런 식의 충분히 조치할 수 있음에도 그냥 아무 데나 (간호사들을) 갖다 놓으면 다 일할 수 있는 줄 알고 마음대로 인력을 여기다 뒀다 저기다 뒀다 하는 것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다시 확진자가 늘고 있어 병상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 인력을 계속 유지했으면 간호사들의 숙련도도 더 높아졌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것이 문제의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병상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플러스 인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그리고 이 인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대해 정부의 지침이나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를 돌보는 간호사들이 근무 교대를 위해 레벨D 개인보호구를 착용한 채 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2021.4.12. 뉴스1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를 돌보는 간호사들이 근무 교대를 위해 레벨D 개인보호구를 착용한 채 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2021.4.12. 뉴스1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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