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압박 속에서 대만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집권을 강화하면서 인권과 법치에 대한 무시를 지속하고 있다”라며 맹비난을 했다.
펠로시 의장은 2일(현지 시간) 오후 10시43분경 대만 쑹산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성명을 통해 “대만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려는 확고한 약속에 따라 대만에 왔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방문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왜곡하고 있다’라며 무력 시위에 나섰던 중국을 향해 “’하나의 중국’ 정책에 모순되는 게 아니다”라며 “미국은 현상을 변경하려는 일방적인 시도를 계속 반대한다”라고 했다. ‘하나의 중국’ 정책은 대만관계법, 상호 불간섭과 대만 무기 수출 감축 등을 둘러싼 양국 간 합의인 미중 3대 공동성명, 대만의 실질적 주권을 인정하는 6대 보장에 의해 지속돼 왔다.
그러면서 펠로시 의장은 시 주석을 향해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을 강화하면서 인권과 법치에 대한 무시를 지속하고 있다”라며 홍콩 사태를 언급하기도 했다. 홍콩은 일국양제 시행에 합의 후 1997년 7월 1일에 중국에 특별행정구로 편입됐다.
펠로시 의장은 또 소수민족 대량학살이 일어난 티베트와 신장을 언급하며 “중국 공산당이 대만과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계속된 위협을 방관해선 안 된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특히 펠로시 의장은 최근 중국이 대만과의 관계 속에서 긴장감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이 폭격기, 전투기, 정찰기 순찰을 대만 방공구역 근처, 심지어 그 너머로까지 강화했다는 점을 근거로 미국 국방부는 중국군이 대만을 무력 통일하고자 비상사태를 준비할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을 지었다는 게 펠로시 의장의 설명이다. 또 대만 정부기관에 수차례 중국의 사이버 공격이 가해지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압박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에 대만과의 관계를 중단하라는 중국의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펠로시 의장은 “전 세계가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에서 선택을 마주한 상황에서 2300만 대만 국민에 대한 미국의 연대는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라며 대만의 민주주의 수호를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이번 방문을 통해) 대만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존중받아야 한다는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펠로시 의장은 3일 대만 총통과 면담·오찬, 입법원(의회)·인권박물관 방문, 중국 반체제 인사 면담 등의 일정을 앞두고 있다. 이후 당일 오후에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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