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의 한 약국에서 멀미약을 구매한 손님이 2만7000원어치를 강매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부산에 거주한다는 A 씨는 최근 온라인커뮤니티에 ‘제주항국제여객터미널 OO약국 약 파는 수법 고발하고 싶습니다’라는 제보글을 올렸다.
사연은 이랬다. 제주에서 휴가를 보낸 A 씨가족은 지난 3일 완도로 향하는 배를 타기 위해 제주국제여객터미널을 찾았다.
A 씨는 배를 타기 앞서 아이들과 터미널 내 약국을 다녀온 아내가 보여준 영수증을 보고 깜짝 놀랐다. 총 가격이 27000원이었던 것.
영수증 내역은 △멀미약 2알 5000원짜리 두 박스에 10000원, △3000원짜리 소화제 드링크 4개에 12000, △용도를 알수 없는 2500원짜리 약 2개에 5000원이었다.
멀미약을 달라고 하니 약사가 먼저 소화제 드링크를 스스로 종이컵에 따르고 멀미약과 용도를 알수 없는 약을 그 자리에서 개봉하더니 먹으라고 했다는 게 아내의 설명이다.
A 씨는 “약 값이 얼마인지 알기도 전에 약사가 약을 전부 까고 그 자리에서 바로 먹으라고 한 것 같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계속 얘기를 걸고 약사가 하는 말이니 시키는 대로 했다더라”고 덧붙였다.
아내의 설명을 들은 A 씨는 약국을 찾아가 항의했다. 그러자 약사는 “아무도 이 가격에 항의하는 사람이 없는데 왜 당신만 그러냐”며 도리어 역정을 냈다고 한다.
A 씨가 리뷰를 쓰겠다고 하니 “먹은 약은 환불해줄 수 없고 먹지않은 약만 환불해주겠다”고 했다는 것. 결국 최종 2만1500원을 다시 결제하고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아무리 생각해도 한두 번 해본 수법이 아닌 것 같아 검색해 보니 작년부터 같은 수법으로 멀미약을 비싼 가격으로 강매하고 있었다”며 더 이상 다른 피해자가 없도록 하기 위해 공론화 한다고 밝혔다.
A 씨가 찾아 공개한 리뷰에는 “여기가 나이트클럽도 아니고 반품 못하게 약이랑 드렁크를 까서 주네요” “가격도 말 안하고 자기가 약을 막 뜯더니 얼른 씹으라더라” 등 비슷한 경험자들의 글이 많았다.
그는 식약처, 보건복지부, 제주항 여객터미널, 제주시청 등 4곳에 민원을 접수했다.
논란이 되자 해당 약국은 한 매체를 통해 2만7000원은 1명분 약값이 아닌 4인 가족 약값이었다”고 밝히면서 “소화제는 구토방지에도 효과가 있는 약으로, 멀미가 심하다고 해 성분이 다른 약을 섞어 처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약사법 제48조(개봉 판매 금지)는 ‘누구든지 제63조에 따라 의약품 등 제조업자·품목허가를 받은 자나 수입자가 봉함(封緘)한 의약품의 용기나 포장을 개봉하여 판매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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