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경쟁자인 박용진 후보를 쳐다보지 않은 채 손만 잡는 이른바 ‘노룩(No Look) 악수’를 선보여 논란이다.
지난 7일 이 후보는 제주시 오등동 호텔난타에서 열린 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제주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마친 박 후보가 악수를 청하자 오른손으로 악수를 받았다. 이때 이 후보의 눈은 왼손으로 조작하고 있던 휴대전화로 향했다. 옆에 있던 강훈식 후보는 표정 없이 손뼉을 치면서 이를 바라봤다.
정치권 일각에선 전당대회 내내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을 언급한 박 후보에 대한 이 후보의 불편한 심경이 드러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날 연설회에서도 박 후보는 “이 후보가 ‘대선 패배 책임은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로 지고, 이로 인한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은 당 대표 선거 출마로 지겠다’는 말은 어이없는 궤변이고 비겁한 변명”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후보는 지난 6일 강원 원주에서 열린 강원지역 합동연설회에서도 “이 후보는 동지들과 당원들에게 자신의 ‘셀프 공천’에 대해 한마디 사과도 해명도 없었다”며 “이제는 이 후보 지지자들이 앞장서 부정부패 연루자 기소 즉시 직무를 정지하는 민주당 당헌도 바꾸자고 한다”고 말해 당시 회견장에 참석한 이 후보 지지자들로부터 항의받기도 했다.
이 후보의 ‘노룩 악수’ 사진을 본 국민의힘 측은 “거만하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동료 의원이 악수를 청하는데 일어나기는커녕 거들떠보지도 않는 이재명 의원이다. 영혼 없는 ‘노룩 악수’에 제가 다 민망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조건 잘했다 두둔하는 반지성주의 팬덤에 경도된 것인가, 아니면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구호에 심취해 거만해진 것인가”라며 “승자의 여유를 보여달라. 그래야 ‘민주당만의 대표’라는 오명을 벗고 국민의 대표로 인정받는 이 의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 6~7일 누적 권리당원 투표 결과 득표율 74.15%를 기록하면서 ‘확대명(확실히 당 대표는 이재명) 굳히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강원·대구·경북에서 득표율 74.81%를 기록한 데 이어 제주에서 70.48%, 인천에서 75.40%를 얻었다.
1위 이 후보와 2위 박 후보의 누계 득표율 차이는 53.27%포인트다. 박 후보는 이틀간 득표율 20.88%를 기록했다. 강원·대구·경북과 제주, 인천에서 각각 20.31%, 22.49%, 20.70%를 얻었다. 3위인 강 후보는 4.98%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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