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강남·서초·동작구 등에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다음날인 9일 강남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 전날 폭우로 인해 운전자들이 버리고 간 차량들과 출퇴근 차량들이 몰리면서 이런 상황이 생긴 것이다.
9일 소셜미디어 등에서 강남역과 대치역, 서초구 반포동 인근에서 침수 상태로 버려진 차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누리꾼들은 “집에 오는 길에 침수돼 차를 놓고 올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이 폭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차를 버리고 지도 보고 집에 가더라”는 등 목격담이 올라오기도 했다.
차주들이 버리고 간 차량들 때문에 이날 오전 한때 도로 위는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했다. 어쩔 수 없이 차량으로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들과 지하철 대신 버스를 이용하는 직장인이 몰려 많은 이들이 교통대란을 겪어야 했다. 일부 침수된 차량은 물에 떠밀려 내려가면서 파손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전 9시 현재는 도로 정리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차들이 도로 곳곳에 버려졌지만, 운전자가 개별적으로 레커차로 움직이고 있어 많이 정리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폭우를 견디지 못해 도로 위 맨홀 등 시설물이 떨어져 나가면서 위험한 상황 등이 연출되기도 했다. 맨홀이 없어 길을 가던 시민이 빠지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폭우 속 운전 불가능…차 버리고 안전한 곳으로 가야”
전날과 같이 운전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져 운전을 할 수 없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빨리 차를 버리고 안전한 곳으로 몸을 옮겨야 한다.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교 이영주 교수는 9일 YTN ‘뉴스라이더’에서 “차량을 운전하면서 폭우 지역을 탈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차량이 정지가 될 수 있고 침수 지역에서는 차량이 떠내려가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침수가 됐으면 빨리 차를 버리고 본인이 안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만약, 침수가 상당히 이뤄져 수압으로 인해 차 문이 잘 열리지 않을 경우는 차 안에 물이 어느 정도 찼을 때 차 문을 열어야 한다. 이 교수는 “바깥 수압이 높기 때문에 차 문이 열리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런 경우에는 살짝 기다렸다가 차 안에 물이 어느 정도 차서 자연스럽게 압력이 해제되면 문이 열릴 수 있다. 당황스러워하지 말고 기다렸다 탈출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차량에서 탈출할 때 차 열쇠는 차에 두고 내리라고도 당부했다. 이 교수는 “물이 빠진 이후 도로를 다시 정비해야 하는데 본인 차를 그냥 세워뒀을 경우 굉장히 장애가 된다”며 “상황을 조치하거나 수습하시는 분들이 차량을 빼내야 하므로 차 열쇠는 꽂아두는 게 좋다”고 했다.
차량을 빠져나온 후에는 물이 흐르는 지역으로 절대 가지 말아야 한다. 이 교수는 “시야가 확보되지 않기 때문에 맨홀 등에 빠질 수 있다”며 “또 낮은 물이라고 하더라도 넘어지게 되면 물에 휩쓸려 생명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침수나 물이 흐르는 지역으로는 가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도롯가에 벽 쪽을 붙잡고 가는 게 안전할 수 있다”며 “도로 벽면 쪽에는 맨홀이라든지 위험한 장애물들이 상대적으로 적고 본인의 위치를 조금 더 명확히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벽면이라든지 표식을 따라 이동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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