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교육차관에 ‘학제개편 언급 말라’ 쪽지…野 “허수아비 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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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8월 9일 13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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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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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교육부 국회 업무보고에 참석한 장상윤 교육부 차관에게 ‘학제개편은 언급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내용이 담긴 쪽지를 전달한 것이 포착됐다.

사퇴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대신 9일 국회 업무보고에 참석한 장 차관은 권성연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의 이름이 적힌 쪽지를 손에 쥔 채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는데 이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쪽지에는 ‘오늘 상임위에서 취학연령 하향 논란 관련 질문에 국교위를 통한 의견 수렴, 대국민설문조사, 학제개편은 언급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교육위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보도를 접하고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권성연 비서관이 차관에게 학제개편을 언급하지 말라는 메모를 전달한 게 포착됐다”며 “이게 사실이면 차관은 여기 와서 허수아비 노릇 하고 컨트롤 타워는 대통령비서관들이 배후에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어떻게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대통령 집무실의 일개 비서관이 차관에게 이런 메모지를 전달하느냐”며 “교육위원장이 확인해달라. 이건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8.9/뉴스1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8.9/뉴스1
민주당 소속인 유기홍 교육위원장은 장 차관에게 “보도 내용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고, 장 차관은 “의견이나 메모를 전달받았는데 그것은 의견일 뿐이고 제가 판단해서 답변하면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유 위원장은 “어떻든 메모를 전달받았다는 건 차관도 시인한 것 같다”고 말하자, 장 차관은 “메모를 제가 직접 받은 건 아니고 의견을 우리 직원이 메모 형태로 제가 참고자료로 전달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유 위원장은 “직원에게 메모를 줬겠느냐. 차관 주라고 메모를 줬겠지. 자꾸 말장난하지 마시라”고 질책했다.

민형배 무소속 의원은 “이 쪽지 사본을 제출받고 싶다”고 요청했고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이태규 의원은 “대통령실과 (장관) 보좌관 간에 소통이 있을 수 있지 않으냐”고 반발하며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유 위원장은 “지난 19대 국회 때도 회의 중간에 이런 쪽지가 기자들 카메라에 포착돼 그 당시 설훈 교육문화체육위원장이 제출을 요구했다”며 “불법이거나 공문서는 아니지만 언론에 의해서 포착된 자료를 위원들이 공개 요구하는 것 자체는 무리한 요구는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장 차관은 학제개편에 대해 “폐기한다, 더이상 추진하지 않는다는 말씀은 드리지 못하지만 현실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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