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 대해 “의도는 반민주적이었고, 모든 과정은 절대 반지에 눈이 돌아간 사람들로서 진행됐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을 모두 다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8일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이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입장을 밝히는 것은 36일 만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비대위 출범에 대해 가처분신청을 하겠다고 하니 갑자기 ‘선당후사’ 하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선당후사’라는 말은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쓰인 ‘삼성가노’ 보다도 근본없는 용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9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고, 이 대표는 대표직에서 자동 해임됐다. 이 대표는 이에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결정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이튿날인 10일 법원에 접수했다.
이 대표는 이른바 ‘내부총질 문자’ 파동을 언급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직격했다. 그는 “대통령이 원내대표에게 보낸 메시지가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당의 위기가 아닌 대통령 지도력의 위기”라며 “문제되는 메시지를 대통령이 보내고 원내대표 부주의로 노출된 상황에서 그들이 내린 결론은 당대표를 쫓아내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가장 놀라운 것은 대통령과 원내대표가 그들 사이에서 씹어돌림의 대상이 된 저에게 해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았다”며 “인간적 비극”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언급한 양두구육과 관련해선 “저에 대한 자책감 섞인 질책이었다”며 “돌이켜 보면 저야말로 양의 머리를 흔들며 개고기를 팔았던 사람”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또다시 윤 대통령을 겨냥한 듯 “저에게 선당후사를 이야기하시는 분들은 매우 가혹한 것”이라며 “선거 과정 내내 한쪽으로는 저에 대해 이 새X 저 새X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당대표로서 열심히 뛰어야 했던 제 쓰린 마음이 여러분이 입으로 말하는 선당후사보다 훨씬 아린 선당후사였다”고 했다. 내부총질이라는 표현에 대해선 “큰 상처를 받지 않았다”면서 “그저 올 것이 왔다는 생각과 함께 양의 머리를 걸고 진짜 무엇을 팔고 있었던 것인가라는 생각만 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지지자들을 언급할 때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당원 가입 화면을 캡처해 보내온 수많은 젊은 세대를 생각하면서 마약 같은 행복함에 잠시 빠졌고, 전라도에서 보수 정당에 기대하고 민원을 가져오는 도서벽지 주민의 절박한 표정을 보면서 진통제를 맞은 듯 새벽 기차를 타고 심야 고속버스를 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부터 더 많은 당원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공개하겠다”며 “당원 소통 공간, 제가 직접 프로그래머로 뛰어들어 만들어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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