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 씨(31)가 지인과의 문자 메시지에서 공범인 내연남 조현수 씨(30)를 두고 ‘바다에 빠뜨려야 하나’ 등의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인천지법 형사15부(재판장 이규훈)는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씨와 조 씨의 9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는 사건이 발생한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 동행했던 지인 3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중에는 이 씨의 중학교 후배인 A 씨도 있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 씨와 A 씨가 나눈 문자 메시지 내용이 공개됐다. A 씨가 “현수는 아직 안 갖다 버리고 잘살고 있어? 이번에는 현수를 필리핀 바다에 빠뜨려야 하나”라고 묻자 이 씨는 “아직 안 갖다 버림. 빠뜨려 버릴 거면 나중에 연락할게”라고 답했다.
검찰은 A 씨에게 “이 씨의 전 남자친구가 (2014년 7월) 태국 파타야에서 스노클링 도중 의문사한 사건을 알고 비유해 보낸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A 씨는 “그렇다”고 말한 뒤 “(메시지를 보낸 건) 별 이유 없고 농담 식으로 주고받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평소 농담을 잘하는데 제 주변에서는 ‘이번에는 나야?’라는 농담도 한다. 사건 이후로 제 주변에는 저랑 물가에도 안 간다고 한다”고 했다.
A 씨는 사건 당일 피해자 윤모 씨에 대해 “물을 무서워하는 것처럼 보였다. 튜브 없이 물에서 노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와 윤 씨가) 부부 사이라는 것은 사고 발생 직후 소방대원이 피해자와의 관계를 묻는 과정에서 이 씨가 남편이라고 해서 알게 됐는데, 이상한 점은 남편이라면서 사망 후 유족에게 연락하려 하지 않아 내가 이 씨에게 윤 씨 누나의 번호를 받아 직접 연락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이후 이 씨와 조 씨의 범행이 여러 차례 의심이 들어 이 씨 딸의 경제적 지원을 약속하며 자수를 권했는데, (이 씨가) 억울하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2020년 10월 이 사건을 다룬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직후 이 씨에게 자수를 권했다고 한다.
A 씨는 “(당시 이 씨에게) 혹시 딸 때문에 자수 못 하는 거면 딸이 성인이 될 때까지 내가 금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씨는 “내가 죽인 게 아닌데 너무 억울하다”고 오열하면서도 금전적으로 지원해주면 자수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이 씨가 우는 모습을 보며 이 씨를 한 번 더 믿기로 했다고 한다.
방송 이튿날 이 씨는 A 씨와 나눈 문자 메시지에서 “내가 한 것 맞으니 자수할까”라며 “오빠(윤 씨)가 허우적거리는 걸 봤고, 내가 안 구한 것도 맞으니까”라고 했다.
A 씨는 “당시 이 씨가 범행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 이 일로 주변 사람들을 너무 괴롭히니까 자백하려는 걸로 받아들였다”며 “그때 이 씨는 자기 신상정보가 다 까발려지자 딸의 신상정보까지 공개될 것을 무척 염려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씨가 억울함을 증명하겠다고 해놓고 검찰 조사 과정에서 도주한 것을 보며 지금은 이 씨의 보험사기 범행을 확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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