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KBS, 국군 ‘베트남전 학살’ 사실화…심각한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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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9월 4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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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국가보훈처장. 뉴스1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뉴스1
국가보훈처가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의혹’을 제기한 KBS 방송에 유감을 표하며 반론권 보장을 요구했다.

보훈처는 4일 입장문을 통해 KBS-1TV ‘시사멘터리 추적’의 지난달 7일 방영분 ‘얼굴들, 학살과 기억’이 편파적이었다며 “월남전 참전유공자들의 거센 반발과 함께 대규모 항의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보훈처는 “관련 내용은 현재 소송 중에 있어 최소한 소송 당사자 간 균형 잡힌 반론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그런데도 공영방송인 KBS는 일부 베트남인의 주장에 방송 시간 대부분을 할애하고 월남전 참전유공자 측 반론권을 충분히 보장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월남전 참전유공자 지원과 명예 선양을 관장하는 주무 부처로서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KBS에 △유공자 측 반론권 보장과 △추가 방송 편성 △균형 있는 취재·방송 등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월남전 참전유공자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도록 국방부 및 월남전 참전자회 등과 필요한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KBS-1TV ‘시사멘터리 추적’ 방송화면 캡처
KBS-1TV ‘시사멘터리 추적’ 방송화면 캡처
앞서 월남전 참전자회는 KBS의 이번 방송에 반발해 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 KBS 본사 앞에서 김의철 사장 퇴진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KBS ‘시사멘터리 추적’ 제작진은 베트남전 당시 민간인 학살 의혹과 관련해 “피해 마을에서 생존한 베트남 주민들이 우리 정부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고 올해 안에 1심 선고가 내려질 것”이라며 “이후 그 내용을 바탕으로 당시 상황과 참전자회 입장을 담아 후속편을 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지난 2020년 응우옌티탄 씨를 대리해 서울중앙지법에 국가배상청구 소장을 제출했다. 민변에 따르면 한국군 해병 제2여단(청룡부대) 1대대 1중대 소속 군인들은 1968년 2월 12일 베트남 꽝남성 디엔반현 퐁니 마을에 들어가 비무장 상태의 민간인 70여 명을 학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른바 ‘퐁니 사건’ 당시 8세였던 응우옌티탄 씨는 복부에 총격을 입는 부상을 당했고, 가족들 역시 죽거나 다치는 피해를 입었다. 응우옌티탄 씨는 지난 2015년부터 한국에서 이 같은 피해 사실을 알리고, 한국 정부에 문제 해결을 촉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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