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11일(현지시간) 자포리자 원전 가동을 완전히 중단했다고 AFP·로이터통신 등이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 운영사 에네르고아톰(Energoatom)은 이날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현지시간으로) 오전 3시 41분부터 자포리아 원전에서 가동 중이던 마지막 원자로 6호기를 우크라이나 전력망에서 차단했다”고 밝혔다.
에네르고아톰은 이어 “냉각 및 저온 상태로 전환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냉온정지(cold shutdown)’란 핵연료의 냉각 상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돼 원자로 안의 온도가 100℃ 아래로 떨어진 상태를 뜻한다.
러시아원자력공사(Rosenergoatom) 측도 이날 러시아 뉴스 통신사 인테르팍스에 보낸 성명에서 “마지막 원자로 가동이 중단됐다”며 “현재 냉온 상태로 전환되고 있다”고 확인했다.
유럽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 3월 러시아군이 장악한 이후 군의 통제 아래 우크라이나 직원들이 운영해 왔다. 그러나 최근 몇 주간 잇단 포격으로 사고 위험이 커지자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원전 폐쇄를 검토했다.
해당 원자로는 자체 생산한 전력을 원자로 냉각을 위한 안전 체계에 사용한다. 원전에 전력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원자로가 과열되면 최악의 경우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원전이 스스로 전력을 공급할 수 없는 경우 근처 다른 발전소에서 전력을 끌어다 쓰기도 하는데, 근처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원전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예비 전력 공급선마저 지난 8일 포격 중에 망가졌다.
에네르고아톰은 비상수단으로 디젤 발전기를 돌릴 수 있다고 했지만 약 10일치 연료밖에 남지 않은 상황인데다 계속되는 포격으로 필수인력마저 원전을 이탈하자 결국 원전 폐쇄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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