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훗날에’ 등의 히트곡을 배출하며 1990년대 초반 인기를 끈 가수 박정운이 17일 별세했다. 향년 57세.
18일 가요계에 따르면 박정운은 전날 오후 8시경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에서 간경화 투병 중 사망했다.
고인의 유가족(아내와 딸)은 미국에 거주 중으로 아직 한국에 도착하지 않아 빈소는 마련되지 않았다. 유가족은 이날 밤 귀국할 예정이다.
1965년에 태어난 박정운은 유년 시절 미국에서 자라다 국내 대학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재학 중 싱어송라이터로 1987년 MBC 강변가요제에 출전했으며 1989년 ‘후, 미?(Who, Me?)’로 데뷔했다.
이어 장필순, 오석준과 함께 ‘오장박’으로 활동하면서 부른 ‘내일이 찾아오면’으로 이름을 알렸고, 1991년 발표한 곡 ‘오늘 같은 밤이면’이 큰 사랑을 받으며 스타로 떠올랐다. 이후 ‘먼 훗날에’ ‘그대만을 위한 사랑’ ‘기억에 남는건 너의 젖은 눈동자’ ‘그대 내품에’ 등의 히트곡을 냈다.
1990년대 중반까지 권위 있는 가요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었다. 2002년 정규 7집 ‘생 큐(Thank you)’를 발매한 뒤에는 가수 활동을 하지 않았다. 박정운은 2017년 KBS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그리운 목소리, 돌아온 감성 발라드 박정운&김민우 편’으로 오랜만에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박정운은 2020년 30년 넘게 알고 지내던 박준하와 함께 새 앨범을 내기 위해 음악 작업을 하던 중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병원을 찾은 결과 간경화와 당뇨 진단을 받았다. 그는 과거 자신이 녹음한 미발표 데모곡을 박준하에게 들려주면서 “과거 젊었을 때 내던 이 같은 맑은 목소리가 그립다”며 재활에 의욕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병원 치료를 받으며 목소리를 내고자 밤낮으로 연습에 매진하고 공기가 좋다는 산을 찾아 소리를 가다듬었지만 병세 탓에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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