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강제추행 피해자의 신고 전화임을 빠르게 눈치채고 신속하게 출동해 구조한 사례가 알려졌다.
최근 경찰청은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지난 5월 새벽 4시 30분경 112로 걸려 온 신고 전화 내용을 영상으로 제작해 게시했다.
영상 속 여성은 “긴급신고 112입니다”라는 경찰의 말에 “어…어디야?”라며 말을 더듬었다.
그러자 경찰은 “경찰입니다. 신고자분, 뭐 위험한 상황이에요 지금?”이라고 되물었고, 여성은 “응”이라고 답했다.
경찰은 침착하게 “어디예요, 지금 계신 데가?”라며 위치 파악에 나섰다. 여성은 “나 아직 시내지. 119, OO119 안전센터 건너에서 아직 택시 잡고 있어”라며 지인과 통화하는 척 위치를 알렸다.
위급한 상황임을 눈치챈 경찰은 “옆에 남자가 해코지합니까 지금? 어떤 상황이에요?”라고 물었고 여성은 “응”이라고 답했다.
경찰이 “지금 도로에 서 계세요?”라고 묻자 여성은 “아니, 아직 흰색 구두 신고 있어서 발 아파. 술 안 먹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리면서도 복장을 설명했다.
옆에 가해 남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경찰은 “지금 출동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긴 뒤 통화를 종료했다. 이후 출동한 경찰은 피해 여성을 구출하고 가해자를 검거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누가 보면 장난전화인 것 같지만 경찰이 잘 알아챘다” “자신의 위치와 복장을 정확하게 알린 신고자도 대단하다” “위급한 상황에 빠른 판단으로 구조 요청을 알아차린 경찰에 감사하다” “‘지금 출동하겠습니다’라는 말에 눈물이 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해당 사례는 신고자의 침착한 대처와 경찰관의 기지로 112신고가 검거까지 이어진 경우다. 하지만 전화를 걸어 이 정도의 말조차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비해 경찰청은 지난 1월부터 음성 대화 없이 112 안내에 따라 숫자 버튼을 누르기만 해도 신고가 이뤄지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신고자가 112에 전화한 뒤 말을 하지 않으면 경찰은 “말씀하시기 곤란하면 숫자 버튼을 눌러달라”고 한다. 신고자가 안내에 따라 숫자 버튼을 누르면, 경찰은 ‘신고 상황’임을 인지하고 신고자의 휴대전화로 ‘보이는 112’ 접속 링크를 발송한다.
신고자가 해당 링크로 접속하면 신고자의 위치 확인, 영상 전송, 경찰과의 비밀 채팅(대화)이 가능해진다. 또 경찰이 실시간으로 신고 현장을 볼 수 있어 적시에 효율적인 초동조치를 취할 수 있다.
경찰청은 해당 시스템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 13일부터 ‘말 없는 112신고 캠페인 똑똑’을 펼치고 있다. 캠페인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제일기획 측은 “피해자들이 가해자와 함께 있을 때 112 문을 두드릴 방법을 고민하던 중 모스 부호 구조 신호에서 착상해 ‘똑똑’ 캠페인을 떠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위치 추적이 어려운 알뜰폰도 이 같은 방법으로 신고할 수 있다”며 “위기에 처한 국민이 용기를 내 신고하고, 경찰관도 누구나 상황을 빠르게 인지해서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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