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버밍엄대 연구팀은 악몽의 빈도수에 따른 인지 저하 및 치매 위험성 간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이를 위해 인지 능력이 정상에 해당하는 35~64세 중장년 605명과 치매를 앓지 않는 79세 이상 노인 2600명이 연구에 참여했다. 수면의 질은 ‘피츠버그 수면 품질 지수(PSQI)’ 설문지로 측정했다. 연구팀은 젊은 참가자들을 최대 13년, 노인 참가자들을 최대 7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매주 한 차례 이상 악몽을 꾸는 중년은 악몽을 거의 경험하지 않는 중년층보다 향후 10년 동안 인지 저하를 겪을 가능성이 4배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노인의 경우, 매주 악몽에 시달리면 수 년 안으로 치매를 진단받을 가능성이 두 배나 높았다.
눈에 띄는 점은 성별에 따라 위험성이 큰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매주 악몽을 꾸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치매에 걸릴 위험이 5배 더 높았다. 반면 악몽에 시달리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치매 위험성이 약 1.4배 더 높은 데 그쳤다.
연구 주요 저자인 아비데미 오타이쿠 박사는 “치매 등 신경퇴행성 질환은 진단 받기 이전부터 진행이 된다. 악몽이 이 질환의 초기 징후 중 하나일 수 있다”며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은 사람을 일찍 알아낸다면 치매 발병을 늦추거나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연구팀은 뇌파검사(EEG)와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건강한 사람과 치매 환자가 겪는 악몽에 대한 생물학적 근거를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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