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발언’ 보도를 두고 MBC 내부에서도 며칠 째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MBC는 ‘당초 현장 기자들 사이에서 그런 의견이 오갔고, 대통령실은 부인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왜곡보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비민주노총 계열인 MBC 제3노조는 ‘스스로 불확실한 소리를 몇몇 기자들끼리 짜맞췄다고 자인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MBC는 27일 뉴스데스크에서 ‘MBC 취재가 문제? 남은 쟁점은?’이란 제목으로 당시 현장에 있었던 자사 이모 기자를 직접 출연시켜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기자는 “MBC 영상기자가 이 장면을 찍게 된 건 자연스러운 과정이었고, 각 방송사에 전송하는 과정 모두 짜깁기나 왜곡 없이 이뤄졌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12개 방송사 서버에 송출이 완료된 영상을 MBC 취재기자가 확인하는 과정에서 비속어 같은 발언이 들렸고, 이를 주변에 앉아있던 타 방송기자들에게도 알렸다. 이후 각자 이어폰을 꼽고 들은 방송기자들 사이에서 어떤 발언인지에 대한 의견 교환이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오갔다”고 말했다.
‘자막을 지어냈다’는 논란에 대해선 “처음에는 이XX로 여겨진 말이 욕설 같으니까 가장 잘 들렸고, 이후에는 ‘OO에서’ 라는 말이 들렸다”며 “처음에는 저 ‘무대에서’인가? 이렇게 들리다가 ‘무대’랑 ‘바이든’이라는 말은 별로 호응 되지 않아서 반복재생하고 있었는데, 현장에 있던 다른 방송기자가 ‘국회에서’가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래서 기자들이 또 각자 다시 들어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느린 재생 기능으로 반복해서 재생한 결과 나중에 추후 언론들이 보도했던 그 문장을 완성해 낼 수 있었다. 당시 기자실 현장에서 ‘국회에서’와 ‘바이든’으로 들린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시 홍보수석실에 발언의 진위여부와 의미, 배경을 문의했지만 명확한 설명은 없었다. 그리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발언을 부인하지는 않고 ‘보도 자제’로 이해되는 요청을 했다”며 “기자들로서는 명확한 반박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22일 메인 뉴스 시간에는 기자들이 이해했던 대로 보도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MBC 제3노조 “‘엠바고 언제 풀리냐’ 신난 듯 떠들어”
이 같은 MBC의 해명에 제3노조는 “‘MBC만 잘못한 게 아니라’는 식의 물귀신식 해명”이라며 28일 비판 성명을 냈다.
노조는 “전문가들이 최첨단 기계로도 판별하지 못한 대통령의 음성, 그것도 외교적 파장이 엄청날 수 있는 사안을 ‘기자실 내 의견이 많다’는 매우 주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무책임하게 썼다는 것”이라며 “그나마 그 기자들은 ‘바이든’이란 잘못된 정보로 이미 선입견이 생긴 사람들이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처음에 ‘무대에서’라고 들었다가, 바이든이란 말과 호응되지 않아, 다른 기자가 ‘국회에서’가 아니냐는 의견을 냈다’고 해명한 점을 지적하며 “결국 자기들도 알아듣지 못한 불확실한 소리들을 몇몇 기자들끼리 짜맞췄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노조는 “MBC에는 최첨단 음성 장비들이 있는데, 뉴스룸을 이끄는 국장은 발언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가?”라고 물으며 “22일 오전 MBC 뉴스룸은 ‘엠바고가 언제 풀리냐?’며 신이난 듯 떠드는 소리에 시끌벅적했다 한다. ‘바이든이 맞냐’고 의심하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한다”고 덧붙였다.
또 “MBC기자가 나서서 다른 기자들에게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알렸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며 “촬영한 게 MBC이고, 비속어가 있다고 나서서 주변에 알린 게 MBC이고, 엠바고로 풀리기 전에 보도할 거라고 대외적으로 알린 게 MBC이고, 앞장서서 최초 오보한 게 MBC이고, (미국)국회라고 자막을 조작한 게 MBC다. 부화뇌동해서 뒤따라 보도해 함께 망신을 당한 다른 언론사들 틈에 숨으려 하지 말고 MBC는 제기된 의혹에 제대로 답하고 합당한 책임을 지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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