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떠난 우크라이나 히르키우에서 러시아군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고문실이 발견됐다고 우크라이나군 측이 주장했다.
5일 CNN과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수복한 하르키우주 이지움 지역 내에 있는 피스키-라드키브스키 마을의 한 건물에서 방독면과 금니를 수북이 담은 플라스틱 통을 발견했다. 방독면에는 불에 그을린 듯한 헝겊이 달려있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트위터에 해당 사진을 공개하면서 “러시아 점령 지역에서 얼마나 더 많은 ‘작은 아우슈비츠’가 발견될 것인가?”라고 적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독일은 유대인들을 아우슈비츠 수용소 가스실에서 집단학살하고 금니를 뽑아 금괴를 만드는 데 쓴 바 있다.
하르키우 경찰 수사과장 세르히 볼비노우는 “마을이 수복된 후 지역 주민들이 한 건물의 지하실에 우크라이나 포로들이 갇혀있었다고 신고했다”면서 “주민들은 이 건물에서 비명이 끊이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이 금니들은 포로에게서 뽑은 게 아니라, 이 지역 치과에서 약탈한 물건이라는 증언도 나왔다.
독일 매체 Bild에 따르면, 마을 치과의사 세르게이 폴레자카(60)는 “온라인에 유포된 사진 속 금니는 약탈품으로 추정된다. 이 마을 치과의사는 나뿐이어서 내 물건인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가져온 금니 보관함을 보여주며 “이것은 내가 수년 동안 치료해 온 사람들에게서 나온 금니다. 지난 30년 동안 수만 개의 치아를 제거했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다만 금니가 고문에 이용된 건 맞는 듯 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러시아군이 이것으로 사람들에게 겁을 주는데 사용한 것 같다고 주민들은 말한다”고 전했다
이같은 증언에 따라 매체는 “사진의 출처는 명확하지 않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마을에서 잔혹한 고문이 자행됐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주민들이 비명소리를 들었다는 점이 이사실을 뒷받침한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에 파견한 유엔 조사팀도 지난 23일 러시아군의 무단 처형과 고문, 성범죄 등에 이르는 전쟁범죄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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