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명문 퍼듀대학교 기숙사에서 룸메이트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한인 유학생 A 씨(22)가 법원에 출두하며 현지 취재진에게 “협박당했다”고 주장했다.
7일(현지시간) 인디애나주 지역방송 WTHR에 따르면 이날 인디애나주 법원에서 A 씨에 대한 심리가 진행됐다.
A 씨는 법원 앞에서 “왜 살인을 저질렀나”고 하는 취재진의 질문에 “협박당했다”고 답했다. “피해자 가족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정말 죄송하다”고 답했다.
A 씨는 자신이 협박당했다고 생각하는 근거와 방법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A 씨는 5일 오전 0시 44분쯤 인디애나주 퍼듀대 웨스트 라 피에 캠퍼스 내 기숙사에서 룸메이트 룬 매니쉬 체다(20)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A 씨는 사이버 보안을 전공하는 3학년이었으며 체다는 데이터 사이언스를 전공하는 4학년생이었다. 두 사람은 기숙사 2인실을 함께 써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자신이 룸메이트를 죽였다고 자진 신고했다. A 씨는 자백 후 911에도 전화를 걸었고 경찰이 도착하기 전까진 방에서 가만히 기다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살해 현장에 떨어져 있던 칼이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며 살해 혐의를 시인했다.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피해자 부검 결과 머리와 목 등에서 다발성 외상이 발견돼 사인은 살인으로 판단됐다.
경찰은 A 씨의 범행을 정당방위가 아닌 우발적 살인이라고 보고 있다. A 씨는 13일 정식 기소되며 그전까지 보석 없이 티피카누 카운티 감옥에 구금될 예정이다.
미치 대니얼스 퍼듀대 총장은 성명을 내고 “최악의 비극이 발생했다”며 “총장으로서 또 학부모로서 학생들의 안전과 보안이 우리 대학의 최우선 과제임을 확신한다”고 했다.
이어 “유가족과 이번 사건의 영향을 받은 모든 사람에게 위로를 전하며 학생들에게 정신건강 상담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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