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점령지인 크림반도의 케르치해협 대교(크림 대교)에서 큰 폭발이 일어났다.
8일 현지언론과 로이터 통신, 가디언 등에 따르면, 폭발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6시(한국시간으로 정오)쯤 발생했다.
폭발은 크림대교를 건너는 열차에 실린 연료 탱크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목격자를 인용해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들릴 수 있을 만큼의 폭발”이라며 “오전 6시경 기차가 다리를 건너던 중 발생했지만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리를 멀리서 촬영한 사진을 보면 아치에서 조금 떨어진 부분에서 거대한 검은 연기 기둥과 함께 맹렬한 불길이 보인다.
이로 인해 해협을 건너는 열차 운행은 물론, 양방향 차량 통행이 전면 중단됐다.
러시아가 임명한 크림반도 행정책임자의 보좌관은 텔레그램을 통해 “원인에 대해서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 화재 진압 중”이라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을 토대로 교량 일부가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점령한 후 2500억 루블(약 5조7000억 원)을 들여 2019년 개통한 18km 길이의 다리다. 유럽에서 가장 긴 교량이다.
이번 전쟁 기간 러시아의 핵심 보급로로 이용돼 왔다. 병력과 장비가 우크라이나 남부로 이동하는 주요 통로로 전술적 경제적 가치가 매우 크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침공 당한 후 크림대교를 파괴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시사해 왔다. 러시아는 크림대교가 공격 받으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폭격하겠다고 올해 6월 경고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크림반도를 자국 영토로 간주하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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