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2일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연 3.0%로, 0.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 기준금리가 3%대가 된 것은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8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올 8월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금리를 연 2.5%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7월에는 1950년 한은 설립 이후 처음으로 ‘빅 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았으며, 이날 역대 두 번째 빅 스텝을 선택했다.
한은 금통위가 이토록 전례 없는 금리 인상 행진을 이어가는 이유는 치솟는 물가를 저지하기 위해서다. 9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5.6%로 7월(6.3%), 8월(5.7%)보다는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또한 한·미간 금리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계산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6·7·9월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연 3~3.25%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빅스텝을 밟으며 격차를 좁혔지만 여전히 미국보다 금리 수준이 낮다. 한·미간 금리 격차가 커지면 국내에 들어와 있는 투자금이 빠져나갈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이번 빅스텝으로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좁히면서 국내 자본유출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파죽지세로 오르고 있는 원·달러 환율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난달 22일 이후 1400원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는 원·달러 환율은 전일 영국 금융불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격화 우려까지 겹치며 하루 만에 22.8원이 폭등하기도 했다. 환율 급등은 수입물가 상승을 부추겨 국내 물가 상황을 더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
다만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도 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국내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도 상승해 빚을 낸 차주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시장금리가 오르고 기준금리도 상승하면서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상단은 7%대를 넘어 연내 8%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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