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항 횟집’ 폐허됐다…北, 금강산 한국 자산 추가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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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0월 18일 1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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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2019년 10월 29일 공개한 금강산 관광지구 남측 시설 중 ‘고성항 횟집’. (통일부 제공) 뉴스1
통일부가 2019년 10월 29일 공개한 금강산 관광지구 남측 시설 중 ‘고성항 횟집’. (통일부 제공) 뉴스1
북한이 금강산에서 남측 시설을 추가로 철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국의소리(VOA)가 18일 보도했다.

VOA는 미국 민간위성기업 ‘플래닛랩스’가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내 ‘고성항 횟집’ 건물을 지난달 중순경 철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플래닛랩스 위성사진을 보면 지난 8월 27일에는 건물의 갈색 지붕이 선명하지만, 지난달 1일에는 지붕이 일부 뜯겨나간 흔적이 있다. 이후 전날에는 회색 콘크리트 잔해만 남아있는 모습이다.

‘고성항 횟집’을 촬영한 지난 8월 27일 위성사진(왼쪽)과 전날 사진(오른쪽). 8월과 달리 전날엔 갈색 지붕이 사라지고 회색 콘크리트 잔해 색깔만 보인다. 플래닛랩스
‘고성항 횟집’을 촬영한 지난 8월 27일 위성사진(왼쪽)과 전날 사진(오른쪽). 8월과 달리 전날엔 갈색 지붕이 사라지고 회색 콘크리트 잔해 색깔만 보인다. 플래닛랩스
2003년 12월 문을 연 고성항 횟집은 금강산 관광지구 북쪽인 항구 부근에 있다. 현대아산이 소유하고 일연 인베스트먼트가 운영을 맡았던 시설이다. 단층 건물이지만 폭 80m의 작지 않은 규모로 총 236석을 갖췄다. 수족관을 설치해 북한 개선무역총회사가 직접 공급하는 활어를 금강산 관광객들에게 제공했었다.

그러나 2008년 7월 남측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이 발생하면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하노이 노딜’ 이후인 2019년 10월 금강산 시찰 과정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북한은 금강산 관광지구에서 남측 시설을 철거하고 있다. 올해 3월부터 현대아산 소유의 해금강 호텔을 철거했고, 4월에는 한국 리조트 기업 아난티가 운영하던 금강산 골프장의 8개 숙소동을 해체했다.

8월부터는 온정각, 구룡빌리지, 금강펜션타운 등에서 철거로 보이는 움직임이 포착됐고 지난달에는 한국관광공사가 거액을 투자한 문화회관 건물 지붕도 뜯긴 것으로 나타났다. VOA는 지금까지 온전한 건물 형태를 유지 중인 남측 자산은 이산가족면회소와 온천빌리지 등 일부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통일부는 북한의 남측 시설에 대한 무단철거 동향을 엄중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 재산권에 대한 불법적 침해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측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우리 재산권에 대한 불법적 침해를 계속하고 있는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북한의 우리 측 재산에 대한 철거 행위는 명백한 남북 합의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지금이라도 이러한 일방적 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하며 이와 관련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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