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국감 ‘최고존엄’ 논쟁으로 파행…“풍자” vs “선 넘어”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10월 18일 12시 20분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국회방송 유튜브 갈무리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국회방송 유튜브 갈무리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과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 18일 ‘최고 존엄’ 표현을 두고 설전을 벌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가 40분 만에 파행됐다.

앞서 전날 국정감사에서 기 의원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사람 한 분이 북한군에 의해서 무참하게 피해를 당한 것인데 그래서 저기에 최고 존엄인가 하는 사람이 공식 사과까지 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조 의원은 “최고 존엄이라는 단어는 북한 시스템의 상징이다. 대한민국 국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이라는 발언까지는 있을 수 있지만, 최고 존엄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사과를 요청했다.

기 의원은 “속기록을 읽어보겠다. 취지는 ‘최고 존엄이라고 일컫는 사람들이’라는 걸로 (속기록을) 수정하겠다. 만약 그렇게 표현이 됐다면”이라고 말했다.

최고 존엄 논쟁은 이날까지 이어졌다. 기 의원은 “(조 의원이) 김정은에 대한 최고 존엄이라는 표현이 매우 부적절하기 때문에 사과해야 한다고 요청했다”며 “이게 사과할 사안인가. 요즘 검찰의 잣대로 보면 명백한 허위 사실 유포다. 웃자고 얘기하니까 죽자고 달려드는 꼴”이라고 말했다.

기 의원은 “취지는 국민을 비참하게 살해한 북한에 대한 비난, 비판이었고 ‘최고 존엄이라는 사람’이라는 것은 일종의 조롱과 야유의 표현이었다”며 “앞뒤 다 자르고 ‘어떻게 북한의 최고 존엄께서 공식적인 사과까지 하신 사안인데’ 이렇게 들려질 수 있도록 해석을 하느냐”며 사과를 요구했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국회방송 유튜브 갈무리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국회방송 유튜브 갈무리
조 의원은 “최고 존엄이라는 단어는 북한 체제를 상징하고 북한 체제 정점에 김정은 위원장이 있다는 소리”라며 “하지만 대한민국 헌법은 대한민국 영토를 한반도와 구성 영토 전체로 보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그를 절대로 농담으로도 최고 존엄으로 부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국회의원이 헌법수호의 의무를 선서한 사람으로서 해야 할 농담이 있고 할 수 없는 농담이 있다”며 “북한은 우리 대통령을 삶은 소대가리라고 비난하는데 김정은을 최고 존엄이라고 할 수 있느냐. 아무리 비아냥이라도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두 의원은 설전을 이어갔고 기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했으면 정체공세라고 넘어갈 수도 있었을 거다. 조 의원이 하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조 의원은 “그 발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받아쳤다. 조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원내 입성했다.

기 의원은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앞뒤 다 잘라서 기동민을 김정은 꼬붕으로 만들어놓은 것과 뭐가 다르냐”고 말했고 조 의원은 “제 신상발언에 이렇게 끼어드는 것이 민주당 간사님다운 발언이냐. NL(민족해방파) 아니냐”고 비판했다.

여기에 박범계, 김남국 민주당 의원까지 가세하고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하며 장내 소란은 이어졌다. 결국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오전 질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도저히 감사를 계속할 상황이 아닌 것 같다”며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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