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기 너머 119 신고자의 신음 소리만 듣고 위급 상황임을 직감한 소방관이 신고자의 생명을 구했다.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달 7일 오후 4시 30분경 119종합상황실로 한 통의 신고 전화가 걸려 왔다.
신고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약 30초간 “으으으으으” 하는 신음 소리만 냈다.
전화를 받은 김형우 소방장은 이를 장난 전화라 여기지 않고 숨을 잘 쉬지 못하는 신고자가 말을 할 수 없는 위급한 상황임을 직감했다.
김 소방장은 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GPS)을 통해 신고자의 위치를 파악하려 했지만, 청주시 서원구 분평동 지역이라는 대략적인 위치가 확인될 뿐 정확한 신고 장소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김 소방장은 먼저 구급차를 분평동으로 출동 조치시키고, 관할 동사무소와 주변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에 연락을 취해 신고자의 전화번호로 주민 검색을 요청했다.
이렇게 신고자의 거주지를 확인한 김 소방장은 출동 중인 구급대에게 이를 알렸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은 집 안에 있던 신고자를 발견해 응급 처치 후 병원으로 이송했다.
신고자는 당시 당뇨 저혈당으로 인한 쇼크 증상을 보인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신고자가) 마지막 희망을 담아 119에 전화를 걸었던 것”이라며 “작은 실마리를 놓치지 않은 소방관의 기지가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 소방장은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데 작은 도움을 드릴 수 있어 다행”이라며 “앞으로 사소한 신고 사항도 더욱 꼼꼼히 살펴 도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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