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장소원 국립국어원장에게 ‘질척거린다’는 말에 외설적 의미가 있는지 질의했다.
앞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최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질척거린다’며 답변 태도를 지적하자, “성적 수치심을 느낀다”며 사과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배 의원은 이날 국회 문체위 국감에서 장 원장을 향해 “‘질척거리다’는 표현에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전 위원장의 발언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질척거리다’는 말에 외설적 의미가 있느냐”고 물었다.
장 원장은 “아니다”라며 “질척거리다는 ‘질다’라는 형용사에서 나온 것으로 안다. 습기가 많다는 뜻”이라고 답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질척거리다’는 ‘진흙이나 반죽 따위가 물기가 매우 많아 차지고 진 느낌이 들다’는 뜻을 갖고 있다. ‘봇물’은 ‘보에 괸 물, 또는 거기서 흘러내리는 물’, ‘터지다’는 ‘코피, 봇물 따위가 갑자기 쏟아지다’로 명시돼 있다.
배 의원은 장 원장에게 “젊은 분들이 많이 가는 커뮤니티에서 ‘질척거리다’, ‘봇물 터지다’의 어원이 여성의 신체를 가리키거나 여성의 신체를 속되게 표현하는 말이므로 이것은 성희롱이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고 물었다. 이를 들은 장 원장은 고개를 저었다.
배 의원이 “전혀 그렇지 않죠?”, “있을 수 없는 일이죠?”라고 재차 묻자 장 원장은 거듭 고개를 끄덕이며 “처음 듣는 말이다”라고 했다.
이에 배 의원은 “전 위원장이 윤 의원의 발언에 ‘거칠다, 마음을 다쳤다, 기분 나쁘다’고 사과를 요구한다면 이해한다”며 “질척거린다는 단어 어디에도 성 인지 감수성을 건드릴 의도가 없었다. 받아들이는 분의 감수성에 뭔가 저희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밖엔 생각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전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이 ‘질척거리다’ 가 성인지 감수성에 문제 있는 말이라고 하기에 국립국어원과 심도 깊게 알아봤다”며 “멀쩡한 우리 말을 엉뚱하게 혹은 외설적으로 매도해서 ‘국어탑압’ 하지 말아야겠다”고 적었다. 최근 민주당이 ‘정치탑압’이라는 오타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한 것을 비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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