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류탄 들고 적 벙커로…6·25전쟁 美 146명 영웅 ‘무공훈장’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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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0월 23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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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에 참전해 미국 정부로부터 ‘명예훈장’을 받은 146명의 영웅들에게 우리 정부의 ‘무공훈장’을 수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는 ‘146명의 영웅들, 한국전쟁시 미국 명예훈장 수훈자의 기록’ 책자를 발간했다. 재단은 국가보훈처와 협력해 생존한 수훈자 10여명을 확인하고 초청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146명(장교 38명·부사관 24명·병 84명)에 대한 한국군 무공훈장 수여를 추천할 방침이라고 23일 밝혔다.


책자에는 이등병부터 장군까지, 10대부터 50대 노병에 이르기까지, 모든 계급과 연령의 희생과 헌신의 이야기가 담겼다. 1899년생 윌리엄 딘 소장이 최고령이었고, 1935년생 찰스 바커 일병이 최연소였다.

전투가 치열했던 1950년 7월 20일부터 정전 이틀전인 1953년 7월 25일까지, 낙동강에서 장진호에 이르는 전투에서 이들이 흘린 피와 땀의 이야기가 기록돼 있다.

윌리엄 딘 소장
윌리엄 딘 소장

1950년 대전전투에서 윌리엄 딘 소장은 대전시가 함락되자 지휘부와 함께 이동하는 것을 거부하고 전선에 남았다. 그는 낙오부대들을 재조직해 전투를 지휘하고 부상자를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1951년 창용리전투에서 데멘시오 리베라 일병은 수류탄 한 발을 빼고는 어떤 탄약도 없었다. 리베라 일병은 마지막 수류탄의 안전핀을 뽑고 적이 벙커로 뛰어들자 수류탄을 터트리며 전사했다.

1951년 학용전투에서 찰스 애브렐 상병은 안전핀을 뽑은 수류탄을 거머쥔 채 적 벙커로 몸을 던졌다. 그는 적의 강력한 진지를 포함해 모든 적과 함께 폭발로 산화했다.

미국 명예훈장은 전투에서 가장 모범적인 용기를 보여준 영웅들에게 미국 정부가 수여 하는 최고의 무공훈장이다.

빈센트 K 브룩스 주한미군전우회장은 발간사에서 “6·25전쟁의 공로로 훈장을 받은 용감한 미국 전사들의 이야기를 현재 및 미래 세대가 읽 을 수 있도록 한글로 번역하여 발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합참의장을 지낸 정승조 재단 회장은 “당시 미국 군인들은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들을 위해 용감하게 싸웠다”며 “우리 국민이 동맹국 참전용사의 헌신을 되새기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책자는 오는 25일 서울에서 열리는 ‘22-2 한미동맹 미래평화 컨퍼런스’에서 공개된다.
윌리엄 E. 웨버 대령
윌리엄 E. 웨버 대령

행사에서는 제1회 ‘윌리엄 E. 웨버 대령 한미동맹상’ 시상식도 진행된다. 웨버 대령은 6·25전쟁 중 강원도 원주 전투에서 오른팔과 다리를 잃었다. 오른팔이 없어 왼손으로 경례를 하는 모습이 널리 알려져 있다. 전역 후에는 미국 워싱턴DC의 한국전 참전비와 추모의 벽 건립을 위해 헌신했다. 올해 4월 향년 97세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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