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쓰시라” ATM 양보한 예의바른 청년? 현금수거책이었다(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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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0월 25일 13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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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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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자동입출금기(ATM) 부스에서 5만원권을 계속 입금하는 20대 남성을 수상히 여긴 시민의 신고 덕분에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이 검거됐다.

20대 남성은 입금이 길어지자 뒤에서 기다리던 시민에게 ATM 부스를 양보했는데, 시민은 부스 안에서 20대 남성이 둔 영수증 여러 장을 보고 이 남성이 현금 수거책임을 직감했다.

25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70대 남성인 시민 A 씨는 7월 29일 경기 김포시의 한 아파트 단지 앞 ATM을 이용하기 위해 부스를 찾았다.

당시 부스 안에는 20대 남성이 입금을 하고 있었다. 이 남성은 A 씨가 기다리는 것을 확인하고 먼저 용무를 보라고 양보했다.

A 씨는 부스 안에 수북하게 쌓여있는 영수증을 수상히 여겨 몇 장을 챙겨 나왔다. 영수증에는 중국인 명의의 계좌로 100만 원 씩 입금된 내역이 담겨 있었다.

경기남부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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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전화금융사기임을 직감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현금 수거책인 남성을 검거해 피해금 2100만 원을 압수했다.

조사 결과, 보이스피싱 조직은 금융기관을 사칭해 피해자로부터 3000만 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압수한 2100만 원을 피해자에게 돌려주고, 이미 송금된 900만 원에 대해 계좌 추적 등의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기남부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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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부스 안에서 20대로 보이는 청년이 입금을 하고 있더라”며 “입금을 하나보다 그랬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 기다리면서 시간이 지체되다보니까 아무래도 그 안을 쳐다보게 되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 씨는 이어 “검은색 가방이 바닥에 놓여있고, (남성이) 5만원권을 계속 입금하고 있더라”며 “뭔가 이상하다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입금을 하다가) 나오더라. 그 친구가 예의바르게 양보를 하면서 먼저 (용무를) 보시라고 하더라. 오래 걸린다고. 그래서 (부스 안으로) 들어가 내 볼일을 보면서 ATM을 보니, 옆 공간에 아주 많이 영수증이 있더라. 이상해서 영수증을 몇 장 챙겨 나왔다”고 밝혔다.

A 씨는 그러면서 “(영수증을 보니) 같은 이름으로 계속 100만원씩 들어간 거다. 5만원권 20매로. 게다가 (받는 사람) 이름이 우리나라 사람 같지 않더라. 중국 냄새가 나더라”며 “이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혹시나 해서 파출소로 연락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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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주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꼭 확인을 해야 된다”며 “‘나한테 피해만 안주면 그만이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래도 무조건 잘못된 것은 신고해야 한다. (피해자들이) 몰라서 이렇게 당하는 게 아니고, 사리 판단 능력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현금 수거책 검거를 도운 시민 A 씨를 ‘피싱 지킴이’로 선정해 신고 보상금과 표창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피싱 지킴이는 전화금융사기 피해 예방과 범인 검거에 도움을 준 시민에게 부여하는 명칭으로, 경찰은 ‘누구나 관심을 가지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내용의 피싱 지킴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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