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 핼러윈 데이 인파 수십 명이 몰려 압사사고가 발생해 최소 146명이 사망한 가운데 사고 현장에는 전날 밤부터 가족과 친구를 찾는 사람들의 모습이 발견됐다.
30일 오전 60대 남성 A 씨는 현장 수습을 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경찰들 앞에서 “아들이 (현장) 안쪽에 있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A 씨는 “아들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다. 휴대전화 위치가 안쪽으로 뜬다”고 말했다. A 씨는 ‘전면통제’라고 설명하는 경찰들 앞에서 발을 돌렸다.
이태원에 친구 2명과 함께 놀러 왔던 30대 남성 B 씨는 “셋이 같이 죽을 뻔했다가 친구 1명은 심폐소생술(CRP)을 10분 동안 받았는데 결국 못 일어났다”고 말했다.
B 씨는 “(경찰이) 나가라고 해서 억지로 밀려 나왔는데 안에 있는지 병원에 실려갔는지조차 확인이 안 된다”고 호소했다.
실종된 여자친구를 기다리던 C 씨는 “여자친구 친구의 연락을 받고 급하게 왔다. 계속 연락이 되지 않아 막연하게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이태원을 찾았던 D 씨는 “사고로 여자친구가 죽었다”며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흘렸다.
사상자들이 이송된 병원에도 가족과 친구들 찾으러 온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현재 병원 안에는 들어갈 수 없어 병원 밖에서 신원 확인이 되기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수백 명의 사상자가 한꺼번에 발생해 주민등록증이 없는 경우에는 신원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15분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해밀턴호텔 옆 골목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30일 오전 6시 현재 소방당국은 149명이 숨지고 76명이 다쳐 모두 225명의 사상자가 난 것으로 집계했다. 부상자 중에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된 사람이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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