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배우 윤홍빈 “울며 CPR, 끝내 못살려…사방에서 ‘제발 눈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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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0월 31일 0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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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홍빈. 인스타그램
배우 윤홍빈. 인스타그램
배우 윤홍빈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장에서 심폐소생술(CPR)에 나서는 등 구조활동을 도왔다며 당시 현장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30일 윤홍빈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참사는 함께 아파하고 애도해야 할 사건”이라며 “본질을 흐리는 논의는 없었으면 좋겠기에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태어나서 처음으로 핼러윈 이태원을 즐겨보자”는 생각에 여자친구와 함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을 찾았다가 압사 사고를 목격했다.

윤홍빈은 “메인 거리는 그야말로 카오스였고, 여자친구와 거리를 떠밀려 다니며 위험하다는 말을 수십 번은 했던 것 같다”며 “밀지 말라는 고성과 밀라는 고성이 뒤섞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리저리 밀리며 넘어질 뻔하기를 수십 번, 옆에 있던 여자분이 넘어져서 일으키려 시도했는데 사람들에겐 (그 여자분이) 넘어진 게 보이지 않아 계속 밀려 내려갔다”며 “겨우겨우 소리를 질러 여자분을 일으켜 세웠고 우리는 얼른 여기서 나가자고 이야기하며 빠져나가기 위해 수십 분을 노력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파에서 빠져나온 후 약 한 시간 정도가 흐른 뒤 사람들이 한두 명 실려내려 가기 시작했다면서 더 이상 구급차로 실을 수 없게 되자 골목에서 CPR을 했다고 설명했다.

윤홍빈은 “경찰이나 구급대원 인력이 부족해 저도 바로 달려가서 CPR을 실시했다”며 “20분 넘게 CPR을 하고, 여자친구도 팔다리를 주무르며 인공호흡을 했다. 어떻게든 다시 의식이 돌아오기만을 함께 울면서 간절히 기도하며 처절하게 (구조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골목에서 수십 명이 동시에 CPR을 실시했고 ‘제발 눈 떠’라는 말이 사방에서 들려왔다”며 “제가 CPR을 실시하던 거리에서 의식이 돌아온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없었다. 제가 살리려 노력했던 분도 결국 살리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윤홍빈은 “이 참사는 전조증상이 충분히 있었고 예방이 가능했던 참사였다”며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뉴스가 사전에 있었고 경찰분들은 대로변이 아닌 실질적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세계음식문화의 거리에 들어와 있었어야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측통행할 수 있도록 가운데 경찰 분들이 서 있기라도 했다면’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많은 경찰공무원 분들이 너무나 힘들고 고생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그저 배치를 잘못한 사실이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제발 모두가 두 번 다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뼈저리게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역배우 출신인 윤홍빈은 영화 ‘인질’, ‘시간이탈자’, ‘암살’에 출연하며 꾸준히 연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로 인한 인명피해는 31일 오전 6시 기준 사망자 154명, 중상자 33명, 경상자 116명 등 총 303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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