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을 지금보다 일찍 발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체중과 혈당을 정기적으로 체크하면 최대 3년 일찍 췌장암을 진단할 수 있다는 것. 대표적인 난치암 중 하나인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 해당 연구가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용돼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국 의학 전문매체인 뉴스메디컬, 일간 데일리메일 등 현지 매체는 1일(현지 시간) 영국 서리대학교 연구원 등이 췌장암 진단을 받은 8777명과 대조군 3만4979명의 체질량지수(BMI), 혈당 측정치 등을 비교·분석한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분석 결과, 췌장암 환자들은 비슷한 또래와 다르게 2년 전부터 체중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전부터는 당화혈색소(HbA1c)의 상승이 감지됐다. 당화혈색소는 최근 3개월간 평균적인 혈당 수치를 반영하는 지표다.
연구팀에 따르면 췌장암의 초기 단계에서는 장기 손상으로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충분히 생산되지 못해 혈당이 상승한다. 또 종양이 평소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게 만들어 예상치 못한 체중 감소가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연구팀은 병원을 찾은 이들의 체중 및 혈당 변화를 비교·관찰하면 췌장암 조기 진단의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상의에게 체질량지수, 당화혈색소를 보다 정기적으로 확인할 것을 연구팀은 제안했다.
체중 감소와 당화혈색소 상승은 당뇨병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것들이다. 이에 연구팀은 당뇨병과의 연관성도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당뇨병이 있는 사람의 경우 체중 감소가 더 큰 췌장암 위험 신호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당뇨병이 없는 사람은 고혈당이 더 큰 위험 신호였다.
단, 사이먼 드 뤼지냥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교수는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게서도 극적이고 설명할 수 없는 체중 감소가 나타나면 높은 수준의 의심을 갖고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체질량지수, 당화혈색소는 간단한 측정값”이라며 “데이터 기반의 접근 방식은 임상의가 위험에 처한 환자를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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