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3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외신 기자들 앞에서 제가 ‘사고’(incident)라고 말한 적은 없다. ‘참사’(disaster)라고 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일·일한의원연맹 합동총회에서 축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이태원 참사를 사고로 지칭하는 데 대해 “오늘 여기서도 의원님들이 사고라고 표현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정부가 이태원 참사 관련 용어를 ‘참사’ 대신 ‘사고’로, ‘피해자’ 대신 ‘사망자’로 통일하라는 지침을 내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태원 참사의 의미를 축소하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 1일 한 총리의 외신 기자 브리핑 배경 화면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이태원 사고 외신 브리핑’이라는 한글 제목과 함께 영어로 ‘Itaewon Incident’(이태원 사고)라는 표현이 적혀있기도 했다.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정부는 2일 ‘사고’, ‘사망자’ 표현은 권고사항일 뿐 ‘참사’, ‘희생자’, ‘피해자’를 사용해도 된다고 밝혔으나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한편 한 총리는 이날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청과 행정안전부, 대통령실의 보고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조사를 하고 있다니까 기다려 볼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날 오후로 예정된 국정현안관계 장관회의에서 보고체계 관련 내용을 논의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조사가) 어느 정도 됐는지를 좀 봐야 한다”고 답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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