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사고를 일으킨 주범으로 지목됐던 이른바 ‘토끼 머리띠 남성’이 결백을 주장하며 자신의 신상이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토끼 머리띠 남성’ A 씨는 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는 출연해 억울함을 토로했다.
참사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토끼 머리띠를 한 사람이 밀라고 소리쳤다”, “‘밀어!’ 소리 후에 사람들이 넘어지기 시작했다”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후 누리꾼들은 영상 속에 포착된 A 씨가 사람들을 밀라고 했던 사람이라고 지적하며 그의 개인정보를 찾아 이를 유포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A 씨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모욕적인 메시지와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A 씨는 사고 당시 현장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 증거로 참사 당일 친구들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와 사진, 교통카드 결제 내역 등을 공개했다. A 씨가 공개한 교통카드 결제 내역에는 지난달 29일 오후 9시 55분 이태원역에서 승차, 오후 10시 17분 합정역에서 하차한 기록이 남아있었다. 소방 당국에서 최초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오후 10시 15분이다.
A 씨는 “경찰에 이 자료를 보여줬고 함께 현장 폐쇄회로(CC)TV를 돌려보며 확인했다”고 말했다. CCTV 확인 결과, A 씨는 사고 현장 바로 앞에 있었다. 당시에도 인파가 많긴 했지만 골목길을 문제없이 빠져나갈 수 있는 수준이었다. A 씨는 누군가를 밀지도 않았다.
하지만 사고를 일으켰다는 주범으로 지목돼 신상까지 노출된 A 씨는 “제 얼굴이 다 공개됐다”며 “제 얼굴을 모자이크 안 하고 올리고, 모욕적인 말 쓴 사람들을 고소했다”고 밝혔다.
A 씨는 “당연히 사고로 지인을 잃은 분들과 기사를 본 분들은 많이 화가 났을 것이다”라며 “그래서 더 범인을 찾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다. 경찰도 지금 토끼 머리띠를 한 사람을 찾으려고 기를 쓰는 분위기”라고 했다.
2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된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시 행적과 이동 경로 등을 언급하며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A 씨 외에도 당시 사람들을 밀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다른 이들에 대해 추가적으로 신원 확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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