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한 것을 두고 소방노조 관계자가 강하게 반발했다.
김주형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장은 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최 서장 입건 조치가 부당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최 서장이) 근무가 아닌 날 현장에 와서 직원들을 격려했고, 사고가 발생한 그 시간도 초저녁부터 현장에 계셨다. (사건 발생 당시) 현장 대원들보다 먼저 뛰어가셨다”고 답했다.
이어 “이 사람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제가 그 자리에 있어도 그분보다 더 잘했을지 의문”이라며 “그렇게 하는 게 쉽지 않다. 그런데 이걸 입건을 했다. 그러면 도대체 어디까지 해야 하는 게 우리의 임무인지 정말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관할소방서 모든 인력이 출동하는 1단계 발령 후 2단계 조치까지 ‘30분의 공백’을 부적절한 초동 대응으로 판단한 것에 대해선 “2단계 발령을 하는 건 서장이 꼭 해야 하는 게 아니고 상황실에 계신 분도 할 수 있고 서울소방재난본부에서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방관들은 생명을 구한다는 자부심으로 살고 있다. 그래서 (이번 사고로) 많은 분이 사망해서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 주위에 계신 분들이 있으면 힘내라고 격려도 해주셨으면 좋겠다. 너무 힘들게 일을 하고 있기에 (소방관들을) 많이 뽑기는 했지만 인력을 더 충원해서 현장 대응을 향상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특수본은 지난 7일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정보계장 등 6명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최 서장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됐다.
특수본은 최 서장이 참사 발생 당시 경찰과 공동대응 요청을 주고받고 현장에 출동하는 과정에서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입건 이유를 설명했다. 용산소방서가 아닌 종로소방서 소속 구급차가 먼저 도착하는 등 현장 처리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건 당일 이태원 119안전센터에 있던 구급차는 이태원역 인근에서 발생한 머리 출혈 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오후 10시 7분경 센터를 떠나 참사 현장에 뒤늦게 도착했다. 특수본은 119신고에 대한 조치와 구조 활동이 적절했는지 살펴보고, 참사 당일 실제 근무 내용 등을 분석해 혐의를 분석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참사 직후 손을 덜덜 떨던 최 서장의 브리핑 장면을 언급하며 “구조하느라 힘들어 손을 떨며 브리핑하는 소방서장을 국민이 다 봤다”, “당일 제일 고생하신 분 같은데 납득할 수 없다”, “국민 눈은 못 속인다. 그때 책임을 다했던 건 용산소방서장과 이태원 파출소 경찰 분들뿐”, “만만한 게 소방서장이냐”, “이러면 소방공무원들이 허탈해서 일할 수 있겠냐”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