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풍산개 파양’ 논란에 대해 “지난 6개월간 무상으로 양육하고 사랑을 쏟아준 데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 여권에서는 “입양아동 취소 발언이 생각난다”며 공세를 펼쳤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 글에서는 가족과 같다고 했던 반려견과 헤어져야 하는 애틋함은 전혀 없는 매정함과 쌀쌀함만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그는 “여러 이유를 대지만 결국은 정부에서 매월 개 관리비로 250만 원을 주지 않으니 키울 수 없다는 것 같다”며 “입양부모가 마음이 변하면 입양을 취소하거나 입양아동을 바꾸면 된다는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이 떠오른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양부모의 끔찍한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 대책을 설명하면서 “아동 입양 후 양부모가 변심할 경우 일정 기간 이내 입양을 취소하거나 입양아동과 맞지 않으면 아이를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아동 인권을 고려하지 않은 위험한 발상’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당시 청와대는 “현재 입양 확정 전 양부모 동의하에 관례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사전위탁 보호 제도 등을 보완하자는 취지”라고 해명한 바 있다.
최 의원은 큰딸과 작은 딸을 낳은 뒤 2000년 막내아들과 2006년 큰아들을 차례로 입양했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입양은 진열대에 있는 아이들을 물건 고르듯이 고르는 것이 아니다”라며 “아이의 상태가 어떻든 간에 아이에게 무언가를 기대해서 입양을 해서는 안 된다. 입양은 말 그대로 아이에게 사랑과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아무런 조건 없이 제공하겠다는 다짐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며 “대통령까지 지낸 분이 할 말은 아니다”라며 “정들면 강아지도 가족”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퇴임 후 받는 돈만 하더라도 현직 광역단체장보다 훨씬 많은데 고작 세 마리 키우는 비용이 그렇게 부담이 되던가요”라고 꼬집었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현 정부는 지난 6월 대통령기록물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으나 결국 개정이 무산됐고, 퇴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그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대통령기록물인 풍산개 세 마리를 전임 대통령이 계속 보유하고 있는 것이 대통령기록물법에 위반된다는 논란의 소지가 생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양육에 소요된 인건비와 치료비를 포함한 모든 비용을 퇴임 대통령이 부담해온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며 “지난 6개월간 대통령기록물인 반려동물들을 무상으로 양육하고 사랑을 쏟아준 것에 오히려 고마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결책은 간명하다. 관리위탁을 하지 않기로 하고, 풍산개들을 원위치시켜 현 정부의 책임으로 적절한 관리 방법을 강구하면 되는 것”이라며 “내게 입양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현 정부가 책임지고 반려동물답게 잘 양육 관리하면 될 일이다. 이제 그만들 하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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