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청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일 재난문자를 발송해달라는 정부와 서울시 요청을 1시간 넘게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사고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53분경 행정안전부로부터 국가재난관리시스템(NDMS)를 통해 ‘재난문자방송 송출(필요시)’이라는 상황전파메시지를 받았다.
시는 “당시 재난문자 송출 주체인 용산구에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고, 오후 11시 27분에 용산구 재난문자 담당자와 전화 연결이 돼 재난문자 발송을 요청했으나 여전히 발송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시는 결국 29일 오후 11시 56분 직접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현장에서 119신고가 처음으로 접수된 오후 10시 15분에서 1시간 41분이 지난 시점이다. 용산구가 처음 재난문자를 보낸 시각은 30일 오전 0시 11분이다. 이후 서울시는 30일 오전 4시 12분까지 총 7번 재난문자를 발송했으나, 용산구는 30일 오전 1시 37분까지 2번 발송에 그쳤다. 재난문자 발송이 늦어진 경위에 관해 용산구청 측은 “담당 부서에 확인 중”이라고만 밝혔다.
행안부의 ‘지방자치단체 긴급재난문자 운영 지침’에 따르면 자치구 관내에서 발생한 재난은 해당 자치구에서 안내 문자를 보내게 돼 있다. 서울시 등 광역 시·도는 2개 이상 자치구에서 발생한 재난에 대해 문자를 발송한다.
행안부가 운영하는 국가재난관리시스템은 상황전파시스템과 재난문자방송시스템 등 25개로 구성돼 있다. 시와 구 등 지자체 담당자가 전산망 접근 권한을 갖고 있으며 상황 발생 시 해당 내용을 입력해 재난문자를 송출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재난문자 발송이 늦어진 용산구 대신 행안부에서 발송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10일 정부 합동 브리핑에서 “재난 발생 시 현장을 잘 아는 기관이 대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재난문자 발송권한을 시군구에 줘 운영해왔다”며 “행안부까지 승인받는 과정을 거치면 지금보다 더 재난문자 발송이 늦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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