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멈춰도 안내리네”…응급 직감 간호사, 심정지 환자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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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1월 11일 0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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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경 간호사가 병원 앞에 멈춰선 택시 안을 살펴보다 심정지 환자를 발견해 심페소생술을 실시했다. MBC 뉴스 갈무리
이제경 간호사가 병원 앞에 멈춰선 택시 안을 살펴보다 심정지 환자를 발견해 심페소생술을 실시했다. MBC 뉴스 갈무리
20대 간호사가 밤샘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다가 심정지로 의식을 잃은 환자를 발견해 심폐소생술(CPR)로 구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10일 창원파티마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오전 7시 54분경 야간 근무를 마치고 병원을 나서던 간호사 이제경 씨(26)는 건물 밖에서 심정지로 의식을 잃은 환자를 목격했다. 환자는 병원 앞에 도착한 택시의 뒷좌석에 있었고, 보안직원들은 다급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위급한 상황임을 직감한 이 씨는 환자의 상태를 살핀 뒤에 즉각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이제경 씨. 창원파티마병원
이제경 씨. 창원파티마병원
이 씨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사이 응급실 의료진과 스텝들이 현장에 도착했고, 환자는 병원 안으로 옮겨졌다. 상황이 수습된 후에도 이 씨는 현장에 흩어져 있던 환자의 신발과 소지품을 챙겨 응급실에 전달한 뒤 귀가했다.

이 씨의 선행은 환자의 가족이 병원 홈페이지 칭찬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환자의 가족은 칭찬 글에서 “저희 아버지께서 호흡이 불안정해 큰일인지 모른 채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는데, 도착쯤 심정지 상태가 돼 동승자인 동생은 놀란 나머지 아무런 대응도 못했다”며 “지나가던 분이 이 씨였고, 바로 심폐소생술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씨에게 감사드린다”며 “저희 아버지의 두 번째 인생을 살게 해주신 천사”라고 했다.

창원파티마병원
창원파티마병원
전승훈 창원파티마병원 응급의학과 과장은 “심정지 환자에게서 가장 중요한 것이 환자 인지 후 빠른 심폐소생술”이라며 “외부에서 심폐소생술을 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빠른 판단과 조치 덕분에 환자가 소생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박정순 창원파티마병원 병원장은 2일 이 씨에게 ‘착한 사마리안 상’ 표창을 수여했다. 박 병원장은 “타인의 위기를 지나치지 않고 소중한 생명을 지켜낸 이 씨에게 존경의 찬사를 보낸다”며 “투철한 직업 의식과 선한 용기를 가진 이 씨가 우리 병원에 근무한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창원파티마병원
창원파티마병원
이 씨는 “당시 환자분이 보호자 품속에서 몸이 축 쳐진 채 의식을 잃은 상태였기 때문에 응급 상황이라 판단했다. 맥박도 뛰지 않고, 동공이 풀려있어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며 “당연히 도와드려야 하는 일을 했을 뿐인데 감사 인사와 칭찬을 받아 부끄러웠지만, 환자 분이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는 것까지 지켜볼 수 있어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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