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시는 11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물구나무를 선 채 균형을 잡고 있는 체조선수가 그려진 벽화 사진 3장을 올리고 “보로디얀카, 우크라이나(Borodyanka, Ukraine)”라는 글을 올렸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서쪽에 있는 보로디얀카는 전쟁 초기인 올해 2월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큰 타격을 입은 곳이다. 러시아군은 전쟁 발발 직후 이곳을 점령했다가 지난 4월 퇴각했다.
대규모 무덤이 발견되는 등 민간인 피해가 많이 발생했던 이곳은 러시아군이 물러난 뒤로 재건에 한창이다. 뱅크시가 공유한 벽화는 폭격으로 파괴된 건물의 잔해에 그려져 있다.
영국의 가디언 등 외신은 우크라이나에서 뱅크시가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벽화들이 몇 점 더 발견됐다고 전했다.
보로디얀카에서 발견된 이 벽화는 유도복을 입은 작은 체구의 소년이 거구의 남성을 상대로 엎어치기를 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수도 키이우에서는 콘크리트 바리케이드에 시소를 타는 어린이 두 명의 모습이 그려진 벽화가 발견됐다. 바리케이트 앞에 놓인 X자 모양 대전차 장애물이 아이들이 올라탄 시소 모양을 이뤘다.
외신들은 뱅크시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 이 벽화들이 그의 작품이라고 확신 할 수는 없지만 작풍이 비슷하다며 그가 그린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뱅크시는 전 세계 도시의 거리와 건물에 벽화를 그리는 ‘그라피티 아티스트’다. 얼굴과 본명을 드러내지 않은 그의 작품은 반전(反戰), 환경오염, 난민, 아동빈곤 등을 풍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기 위해 웨스트뱅크 벽에 그린 ‘꽃을 던지는 사람’, 전투용 헬리콥터에 어울리지 않는 분홍색 리본을 단 ‘행복한 헬리콥터’ 등 작품이 대표적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초기인 지난 3월에는 익명의 기증자가 NFT(대체 불가능 토큰) 경매에 뱅크시의 2005년 작 ‘CND Soldiers’를 내놓았다.
핵군축캠페인(CND)의 상징을 벽에 그리는 군인 2명의 모습이 담긴 이 그림은 당시 8만 1000파운드(약 1억 2960만원)에 팔렸고 수익은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소아병원에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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