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20일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에서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이 설전을 벌인 데 대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했다. 단, 대통령실 관계자는 1층 로비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 공간에 설치 중인 가벽에 대해 “(설전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며 “보안상의 필요성에 의해 설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벽 설치의 의미에 대해 “지금 1층 공간이 기자 여러분께 완전히 오픈돼 있다”며 “외교적으로나, 여러 분야에서 대통령의 비공개 일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그러다보니 ‘모든 상황에 노출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서 가벽을 설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호·보안상의 이유가 아닌 바라보는 걸 막기 위한 가벽인가’라는 물음엔 “그 두 개가 다르다고 생각 안 한다”며 “보안상의 필요성에 의해 설치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될 거 같다”고 했다.
‘MBC 기자와 이기정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의 말싸움과 전혀 연관 없는 건지 궁금하다’는 질문에는 “직접 연관돼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라며 “앞서 말한 것처럼 보안상 이유”라고 재차 말했다.
단, 이 관계자는 “지난주 금요일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고, 대통령실은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점을 말씀 드린다”며 “재발 방지를 포함해 어떻게 이런 문제들을 해소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고, 여러분들께 소개할 내용이 있으면 나중에라도 안내해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도어스테핑이란 건 역대 정부에서 한 번도 시도된 바 없는, 국민과의 새로운 소통 방식”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에 대해 얼마나 애정을 갖고 있는지는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시리라 믿는다. 이렇게 중요한 국정 운영의 자리에 언론인 여러분들이 국민을 대신해 와 계신 것이고, 국민을 대신한 질문에 대통령도 여러분들이 직접 보신 것처럼 가장 진솔하게 설명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들 봐오셨을 거라 믿는다”고 했다.
‘도어스테핑이 잠정 중단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직까지 어떤 결정이 내려진 바 없다”며 “결정이 내려지면 안내해드리겠다는 말”이라고 했다.
이후 대변인실은 추가 자료를 배포해 도어스테핑과 가벽 설치는 무관하다고 재차 밝혔다.
대변인실은 “지난 11월 2일 비공개로 진행된 윤 대통령의 외국 대표단 접견 시 일부 출입기자들이 대통령실과의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대표단을 촬영한 일이 있었다. 특히 당시 대통령실 직원이 무단 촬영임을 알렸음에도 촬영은 계속됐다. 외빈과의 사전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데 대한 외교가의 문제 제기도 있었다”며 “1층 구조물 설치는 이 일을 계기로 논의된 것으로, 대통령의 도어스테핑과는 무관함을 밝혀드린다”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서 동남아시아 순방길에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 데 대해 “아주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MBC가 무엇을 악의적으로 왜곡했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집무실로 향했다.
이후 대통령실 참모와 MBC 기자 간의 설전이 벌어졌다. 이기정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은 “가는 분한테 그렇게 이야기하면 예의가 아니다”라고 했고, MBC 기자는 “질문도 못 하나”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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