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징역 대신 살아줄 것도 아닌데… 남의 죄 떠안긴 싫어”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11월 22일 13시 45분


남욱 변호사가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남변호사는 이날 새벽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됐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남욱 변호사가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남변호사는 이날 새벽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됐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민간사업자 남욱 씨가 최근 재판에서 작심한 듯 폭로성 발언을 한 이유에 대해 “내가 잘못한 만큼만 처벌받고 싶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남 씨는 2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거짓 진술로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생각은 없다. 단지 내가 하지 않은 일까지 모두 떠안기는 싫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관계가 드러나고, 상대방들의 책임이 늘어나니까 그쪽에서 나를 안 좋게 보는 것 같다”며 “그렇다고 남이 내 징역을 대신 살아줄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폭로가 진술을 번복한 게 아니라 기존에 하지 않은 얘기를 털어놓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남 씨는 “내가 기존 진술을 번복한 것은 딱 하나(천화동인 1호 지분 관련)”라며 “나머지는 기존 조사에서 이미 했던 얘기거나, 전에 말하지 않았던 사실을 지금 얘기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남 씨는 전날 재판에서 “조사 당시 사실대로 진술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측 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당초 이 부분을 진술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1년 전에는 이 대표가 지지율 1등인 대선 후보였기 때문”이라며 “더군다나 나는 그쪽에 대선 정치자금까지 준 상황이어서 말을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 대표 측에서 남 씨 등의 진술을 모두 허위 취급하는 것에 대해선 “13년 동안 발생한 일들을 이렇게 모두 지어내서 말할 수 있으면 (소설가로) 등단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장동 사업에서 자신의 역할은 ‘자금원’이었다고 설명했다. 대관업무는 김만배 씨, 인허가 및 사업자 선정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사업 구조 설계는 정영학 회계사가 맡았다는 설명이다. 사업을 총지휘한 ‘주도자’로는 “회사를 운영할 때 주식을 제일 많이 받는 것은 회장님”이라며 명목상 지분이 가장 많은 김만배 씨를 에둘러 지목했다.

남 씨는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나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는 별다른 친분이 없다고 했다. 그는 “나는 그분들을 본 적이 없다. 김 부원장은 한 번밖에 못 봤다”며 “2014년 (성남시장) 재선 당일 인사 딱 한 번 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쟁점이 되는 의혹과 관련된 상세한 내용은 향후 재판 과정에서 추가로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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