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이란 정부가 ‘히잡 의문사 사건’에 반발하는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3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하면서 우려를 표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제러미 로런스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난 2개월간 이란의 시위 과정에서 300명 이상이 사망했고 시위에 대한 당국의 대응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란 내 31개 주(州) 가운데 25개 주에서 시위 진압 과정에서 숨진 사람이 나올 정도로 사망 사건이 전국적이며 40명 넘는 어린이 희생자를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주말에는 어린이 2명을 포함해 시위로 인한 사망자가 더 늘어났다. 그런데도 당국이 대응 수위를 더 끌어올리는 것은 이 나라가 위기 상황에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엔은 8주 넘게 이어져 온 시위를 이란 당국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여성과 어린이, 변호사, 언론인 등 평화롭게 시위하던 이들 가운데 수천 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앞서 이란에서는 지난 9월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이는 등 복장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갑자기 사망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전국적으로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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