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정보를 이용해 비상장주식(장외주식)을 비싸게 팔아 수백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 엄일석 전 필립에셋 회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28일 서울 수서경찰서 등에 따르면 엄 씨는 지난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엄 씨는 2018년부터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5년째 재판을 받아왔다.
엄 씨와 필립에셋 간부들은 인가를 받지 않고 투자매매를 하며 비상장 기업의 장외주식을 헐값에 사들인 뒤 “상장이 임박했다”고 허위 정보를 퍼뜨려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다단계 판매 형태로 전국에서 투자자를 모집해 2016년 1월부터 2018년 7월까지 1587억 원에 사들인 주식을 3767억 원에 팔았다. 검찰은 이들이 챙긴 이익금 중 563억 원이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한다고 보고 엄 씨 등 7명을 구속기소 하고 5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엄 씨는 또 부인을 회사 직원으로 올려 급여 등 17억 원을 지급한 혐의(업무상 횡령)와 자신이 인수해 개명한 헬기운송 사업체 ‘에어필립’의 주식을 주당 500원에 산 뒤 필립에셋에 주당 1만2000원에 판 혐의(업무상 배임) 등도 받고 있다.
엄 씨는 지난 2019년 5월 보석을 허가받은 뒤 코인거래소 운영에도 관여하면서 불구속 상태로 형사재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엄 씨가 사망하면서 재판부는 공소기각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함께 기소된 다른 11명에 대한 재판은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이들 재판은 다음달 5일 광주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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