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29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벤투 감독은 전날 치러진 가나와의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2-3으로 패한 뒤 퇴장당했다. 앤서니 테일러 주심이 후반 추가시간 한국에 코너킥 기회를 주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종료하자, 거세게 항의하다가 레드카드를 받은 것이다.
가나전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도 참석할 수 없었던 벤투 감독은 이튿날 대한축구협회(KFA)가 주관하는 자체 기자회견에서 “먼저 우리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어제 경기에서 좋지 않게 반응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 않았는데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이렇게 됐다”면서 “주심이 존중이 부족했다. 후반전에 명확하지 않은 판정을 내렸다. 아무튼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내가 모범적이지 못했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벤투 감독은 당장 다음 경기에서 벤치에 앉지 못하게 된 데 대해 “좋은 상황은 아니다.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면서도 “최적의 상황은 아니지만 팀은 뭘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다 함께 최적의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규정상 (경기 중 벤치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없지만 나와 함께 팀 훈련을 진행해온 우리 코치들은 실력이 있다”면서 “내가 앉아있는 것과 상황이 완전히 같지는 않겠지만 그들도 실전에서 지시를 내릴 역량이 있다. ‘원팀’이 뭔지 보여드리겠다”고 코치진을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포르투갈전 라인업에 대해서는 “선수들의 몸 상태를 보고 난 뒤 베스트 11을 정할 것”이라며 “아직 마지막 결정을 할 시간이 남았다”고 말을 아꼈다.
가나전에서 부상으로 교체된 김민재(나폴리)와 햄스트링 통증으로 아직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황희찬(울버햄턴)의 출전 여부에도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벤투 감독은 “김민재의 경우 대표팀에 오기 전 많은 경기를 뛰었다. 그는 가나전을 통해 희생정신과 팀을 위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어 “황희찬은 소속팀에서 부상을 당하고 합류해 출전에 제약이 있었다. 상태를 지켜본 뒤 (출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김민재가 출전하기 어려울 경우 스리백이나 다른 계획이 있는지’를 묻는 말에 “그런 것들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벤투 감독은 2차전에서 활약한 이강인(마요르카)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강인은 긴 시간 관찰한 선수다. 그의 실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지속적으로 발전했고, 소속팀에서의 활약뿐 아니라 우리와 함께하는 모습을 보고 (출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월드컵 두 경기를 통해 좋은 실력을 보여줬고, 우리 스타일에 잘 적응하고 녹아들었다”고 부연했다.
최종전을 앞둔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은 높은 수준의 팀이지만, 우리는 한계까지 끌어내 플레이 할 것”이라며 “지난 두 경기에서 보여준 좋은 모습은 살리고 실수는 줄여야 한다. 강팀을 상대하기 위해 높은 레벨로 경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결의에 찬 각오를 전했다.
한국은 오는 12월 3일 자정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