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최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둘째 딸 ‘김주애’로 추정되는 인물이 공개된 것에 대해 “4대 세습을 위한 작업”이라고 평가했다.
탈북 외교관 출신인 태 의원은 3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4대까지 간다는 것을 확고히 각인시키려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9일과 27일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이 딸과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현장을 방문한 모습을 공개했다. 국가정보원은 이 인물을 김 위원장의 둘째 딸 ‘김주애’로 판단했다.
김주애는 19일 여느 10대와 다를 바 없는 복장으로 나타났고 매체는 ‘(김 위원장의) 사랑하는 자제분’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27일에는 검은 코트를 입는 등 어머니 리설주 여사와 유사한 모습으로 나타났으며 매체는 ‘존귀하신 자제분’으로 호칭을 높였다.
태 의원은 “제가 2016년에 한국에 왔다. 제가 오기 전까지 북한에서 (김 위원장의) 자녀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며 “김주애라는 표현은 북한을 방문했던 데니스 로드맨(前 농구선수)의 증언에 기초하고 있는데 아직 북한 자체가 발표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버지들이 자식을 데리고 어디 간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공원, 동물원 등에 간다든지 해서 애가 앞으로 밝게 크기를 바란다”며 “그런데 (김 위원장이 딸을) 데리고 간 장소가 폭음이 울리는 곳이다. 이것은 향후 70~80년 동안은 북한의 핵은 흔들림 없다는 이미지를 강하게 주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태 의원은 “저를 진짜 놀라게 한 것은 김주애에 대해 북한의 4성 장성으로 진급한 사람들이 ‘폴더인사’를 한다. 딸은 허리를 편 상태에서 손을 내밀고 북한 간부들이 허리 굽혀서 인사한다”며 “북한도 우리와 비슷하다. 유교문화이기 때문에 아무리 자제라고 하더라도, 김일성 때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일성이 김정일이나 김경희를 데리고 가면 북한 간부들은 뒷짐을 지고 오히려 김일성이 ‘할아버지들한테 인사해, 삼촌들한테 인사해’ (말했고) 김정일이 미성년 때는 인사했다”며 “(김주애의 모습을 보고)이 기회를 통해 앞으로 4대까지 간다는 걸 확고히 각인시키려는 작업에 들어갔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태 의원은 김 위원장이 후계자로 김주애를 확정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북한이 주요 당 간부들을 대상으로 ‘백두혈통의 존귀한 자제분들’이라는 긴급포치문을 내려보냈다고 한다. 복수형을 썼다”며 “딸을 공개했다고 해서 ‘(후계자가) 얘야’ 이건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 의원은 “아직 공개는 안 했지만 (후계자를) 아들로 가려고 한다면, 북한에서 후계구도로 갈 때 대단히 우상화한다. 김정은도 주민한테 ‘3살 때 총을 쏴서 맞히고 자동차 운전했다’고 공개됐다”며 “여러 가지 변수를 두고 좀 더 들여다봐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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