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인 포르투갈과의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본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53)은 벤치에 앉지 못했지만, 태극전사들과 함께 뛰는 것처럼 보였다. 벤투 감독은 경기 중 자리를 박차고 관중석 앞으로 달려 나가는가 하면, 16강이 확정된 뒤에는 코치 및 선수들과 환하게 웃으며 부둥켜 안았다.
벤투 감독은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H조 3차전을 벤치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앞선 가나전에서 코너킥을 주지 않고 경기를 끝낸 심판에게 항의를 하다가 퇴장을 당했기 때문이다.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에게 벤치를 맡긴 벤투 감독은 평소와는 다르게 안경을 쓰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벤투 감독은 전반 27분 김영권의 동점골이 터졌을 땐 흥분하지 않고 신발끈을 묶는 등 여유를 보였지만, 후반전에는 달라졌다. 황희찬의 역전골이 터졌을 때 벤투 감독은 직접 지시를 하지 못해 답답했는지 일어선 채로 옆자리에 있는 코치와 대화를 나눴다. 관중석 아래로 내려가 팔을 높이 들고 무언가를 지시하기도 했다. 한국이 2-1로 승리해 16강 진출이 확정된 순간에는 선수단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벤투 감독을 ‘벤버지(벤투 아버지)’라고 칭하며 벤투 감독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하는 게시물이 잇따랐다. 특히 가나전에서 격렬히 항의하는 모습을 보고 대표팀에 대한 애정을 확인했다는 글이 많았다. 벤투 감독이 가나전 종료 직후 항의하는 김영권의 퇴장을 막기 위해 벤치에서 뛰쳐나가 더욱 격렬하게 항의해 김영권 대신 퇴장을 당했고, 퇴장을 면한 김영권이 포르투갈전에서 동점골을 넣어 벤투 감독이 원하는 결과를 얻은 것처럼 보인다는 내용의 게시물이었다.
벤투 감독은 6일 오전 4시 열리는 브라질과의 16강전을 준비한다. 손흥민은 포르투갈전을 마치고 “가장 감사한 것은 감독님이 마지막 경기를 벤치에서 같이 할 수 있어서 (응원해준 국민과 선수단에게) 너무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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