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홍보물을 일본식 적산가옥서 촬영…서경덕 “답답할 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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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2월 14일 09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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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페이스북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페이스북
정부와 부산시 후원으로 제작된 한복 홍보영상이 일본식 적산가옥에서 촬영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적산가옥은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해 한반도에서 철수하면서 우리 정부에 귀속되었다가 일반 국민에 불하된 일본인 소유 주택을 말한다.

부산은 한복 문화 거점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2021년부터 부산섬유패션산업연합회와 함께 문화체육관광부의 ‘한복 문화 지역거점지원 사업’인 ‘한복 품은 부산’ 행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 논란이 된 홍보 영상 역시 ‘한국 품은 부산’ 행사 소개물 중 하나다.

이 영상은 2007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동구 수정동의 ‘문화공감수정’에서 제작됐다. ‘문화공감수정’은 일본식 가옥으로 해방 이후 한때 ‘정란각’이라는 고급 요릿집(요정)으로 쓰였던 곳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4일 “하필 한복을 홍보하는 영상을 만드는데 이 곳에서 촬영을 한 이유가 뭔가”라며 “참 답답할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안그래도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백과사전에서는 ‘한복’을 ‘조선족 복식’으로 소개하고 있고, 중국 대표 전자제품 기업인 샤오미 스마트폰 배경화면 스토어에서는 한복을 ‘중국 문화(China Culture)’로 소개해 큰 논란이 됐던 적이 있다”며 “이처럼 중국은 한복을 자신의 전통문화로 편입시키려는 ‘한복공정’을 꾸준히 펼치고 있는데 이런 어이없는 상황은 중국에 또 하나의 빌미만 제공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무튼 정신 바짝 차려야만 한다”며 “우리의 문화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우리 스스로가 먼저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력를 높이기 위해 더 노력을 해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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