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서 40분간 대응 안해” 용산소방서장 구속영장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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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2월 22일 14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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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이태원 참사 발생 당일 언론 브리핑을 하면서 손을 떨고 있다. 채널A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이태원 참사 발생 당일 언론 브리핑을 하면서 손을 떨고 있다. 채널A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소방당국 현장 지휘책임자였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당시 최 서장의 부실한 대응이 인명피해를 키웠다고 결론 내렸다.

22일 특수본 관계자는 “최 서장의 부실한 구조 지휘가 피해 확산의 중요한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소방당국 근무기록과 현장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최 서장이 현장에 도착한 오후 10시 28분부터 지휘권을 선언한 오후 11시 8분까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최 서장이 현장에 도착한 시간에는 이미 인파가 몰리면서 대규모 사상자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특수본은 최 서장이 40분간 무전을 듣고 이모 현장지휘팀장과 대화하는 것 외에 별다른 현장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특수본은 사고 당일 오후 11시 7분경 이미 서울시소방재난본부의 상황보고서에 1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내용이 기재됐고, 소방 내부 단체 대화방에도 이 같은 내용이 보고되고 있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처럼 심각한 상황을 인지하고도 최 서장이 적절한 소방 대응 단계를 발령하지 않은 것으로 특수본은 의심하고 있다.

당시 소방 대응 1단계는 용산소방서 현장지휘팀장이 오후 10시 43분에 발령했다. 10명 이상 인명피해가 발생할 때 발령하는 대응 2단계는 자치구 긴급구조통제단장인 용산소방서장도 발령할 수 있으나 당시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오후 11시 13분에 발령했다.

특수본은 오후 11시 22분 인파 끼임이 완전히 풀린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서장이 대응 단계 발령 등 지휘를 제대로 했다면 이 시각을 앞당길 수 있었다는 게 특수본 판단이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지난달 26일 오전 2차 경찰조사를 받기위해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지난달 26일 오전 2차 경찰조사를 받기위해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특수본은 당시 현장에 끼어있는 인파를 한 명씩 빼낼 때 전문가에 의한 심폐소생술(CPR)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았고, 응급환자 분류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도 소방당국 책임이 있다고 봤다.

또 소방당국의 구호조치가 경찰보다 늦은 데는 최 서장 등 지휘부 책임이 크다고 특수본은 보고 있다. 실제 참사 발생 직후인 오후 10시 18분경 구조에 나선 것은 소방당국이 아닌 경찰이었다. 현장 인근에 있던 경찰관들은 이태원역 쪽에서 인파에 깔린 시민들을 한 명씩 빼내려고 시도했다. 경찰은 인명구조가 여의치 않자 오후 10시 27분경 세계음식거리 쪽으로 돌아들어 가 대열 뒤편에서 구조작업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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