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당시 응급 출동하는 ‘닥터카’에 탑승해 도착 시간을 지연시킨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국립중앙의료원으로 갔다가 다시 이태원으로 오면서 병원 직원 차량을 제공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채널A에 따르면 신 의원은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관용차를 타고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동했다가 참사 현장으로 돌아올 때 의료원 직원 차량을 제공받았다.
여권 관계자는 “신 의원이 의료원에 10분가량 머물고 나서 차편이 마땅치 않으니 의료원 직원이 신 의원을 이태원까지 데려다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신 의원은 이태원 참사 현장으로는 닥터카를, 의료원으로는 장관 관용차를, 이태원 현장으로 다시 갈 때는 병원 직원 차량을 이용한 셈이다.
명지병원 의사 출신인 신 의원은 이태원 참사 당일 치과의사인 남편과 함께 명지병원 재난의료지원팀(DMAT) 닥터카를 타고 현장에 합류했다. 이후 신 의원 때문에 DMAT의 현장 도착이 늦어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받은 ‘재난거점병원 DMAT별 출동시간’ 자료를 보면 신 의원을 자택에서 태운 닥터카가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54분(25㎞)이다. 비슷한 거리의 다른 병원 닥터카보다 20~30분 더 소요됐다.
신 의원은 현장에 15분가량 머물다 복지부 장관 관용차에 타서 의료원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시 조 장관과 함께 이동하려던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이 관용차에 탑승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이 관용차를 이용해 의료원으로 향하던 중 ‘긴급회의에 참석하라’는 대통령실의 연락을 받아 신 의원만 의료원에 내려주고 갔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종성 의원은 “혼자 의료원에 남아 10여 분간 상황보고를 받고 갔다는 내용이 파악되고 있다. 정말 처음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국회의원 직위를 이용한 갑질 행태에 많은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23일 직권남용과 품위유지 위반 등의 이유로 신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하는 징계안을 제출했다. 이 의원은 “신 의원이 이태원 참사 때 보여준 일련의 행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당에서 판단했다”며 “일련의 과정에 다 갑질이 개입된 의도된 정치 쇼”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제2의 이태원 참사 방지를 위해서라도 신 의원이 국정조사 증인으로 채택돼야 한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신 의원은 양심이 남아 있다면 당에서 조처하기 전에 스스로 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