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한국인 남녀에게 인종차별적인 폭언을 한 미국인 남성이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한국인 김아린 씨 등 2명은 크리스마스이브에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한 햄버거 체인점 매장에서 식사를 하며 브이로그 영상을 촬영하던 도중 한 남성에게 이유 없이 언어폭력을 당했다.
이 남성은 김 씨 일행을 향해 “먹는 걸 찍는 거냐. 당신은 이상한 동성애자”라고 말한 뒤 “당신은 일본인이냐, 한국인이냐”고 물었다. 김 씨 친구가 “한국인”이라고 답하자, 이 남성은 그를 향해 “김정은의 남자친구냐. 북한의 김정은과 동성애를 했느냐” 등의 모욕적인 발언을 내뱉었다.
김 씨 일행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를 무시하려 했지만 그는 계속해서 혐오 발언을 이어갔다. 김 씨의 친구가 맞받아치며 싸움이 커지려는 기미가 보이자 김 씨는 친구를 말렸다.
잠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가 다시 이들에게 다가온 이 남성은 “얼굴에 침을 뱉겠다”, “나는 노예의 주인이다” “이따 밖에서 보자” 등의 말로 위협했다. 그는 바깥으로 나가 김 씨 일행을 기다리는 듯 했고, 결국 김 씨 일행은 매장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주차된 차량까지 이동해야 했다.
당시 이 남성의 인종차별적 폭언은 김 씨가 촬영 중이던 카메라 영상에 고스란히 찍혔다. 김 씨는 이를 SNS에 공유해 큰 관심을 받았고, 사건을 인지한 현지 경찰은 피해자를 접촉해 즉각 수사에 나섰다.
이후 현지 경찰은 콜로라도 주 덴버시 주민인 조던 더글러스 크라(40)를 증오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가 아무 이유 없이 피해자들에 접근해 동성애 혐오발언 및 인종차별 발언을 해 피해자들에게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우리 지역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이 안전하고 환영받는다고 느끼도록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모든 사람이 생활하고 일하고 방문할 수 있는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증오범죄에 대한 법적 대응을 신속하고 부지런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덴튼 칼슨 샌 라몬 경찰서장은 “그는 크리스마스 당일 오전에도 비슷한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그에게 추가적인 혐의점이 없는지 조사하고 있다. 그는 마르티네즈 카운티 교도소에 구금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씨는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당시 그런 일을 겪고 나선 다소 충격을 받았지만 지금은 둘 다 무사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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