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현 정부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국민들을 위해 철저하게 잊혀진 삶을 살아달라”고 촉구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4일 논평에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가 문 전 대통령과 만난 효과가 식을까 했던 이야기를 하나씩 언론에 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이 과거 집권했던 정당인데 지금 행태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고 한다”며 “그게 압도적 의석으로 입법독재를 일삼는 민주당에 할 조언이냐”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갈등과 내로남불 그들만의 리그로 점철된 지난 5년의 괴로움이 국민들의 기억에 아직 생생하다”고 꼬집었다.
신주호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퇴임하면 자연으로 돌아가 잊혀진 삶을 살겠다고 한 전직 대통령의 뻔뻔한 자기부정에 멀미가 난다”고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임기를 40여 일 앞둔 지난해 3월 30일 불교계 원로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고 자연으로 돌아가 잊혀진 삶, 자유로운 삶을 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신 부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이 후임 정부에 대한 저주를 멈추질 않고 있다”며 “북한의 위장평화쇼에 놀아나고, 심지어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 의해 살해당해도 김정은 심기만 살폈던 문 전 대통령이 안보 대응 능력을 말할 자격이나 되는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직격했다.
그는 “차라리 법과 원칙에 따르는 후임 대통령을 향한 국민의 신뢰가 쌓이고 있는 것에 내심 질투가 생긴다고 고백하는 것이 더 솔직해 보인다”며 “진정으로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생각한다면 후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멈추라”고 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들도 이날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만나 현 정부를 비판한 것에 대해 비난했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회 내 압도적 다수당으로서 무소불위의 입법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민주당의 실력자들이 ‘민주주의 후퇴’를 운운하다니, 후안무치(뻔뻔스러워 부끄러움이 없음)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도 페이스북에 “새해 벽두부터 ‘문재명 연합군’을 결성해 윤석열 정부를 공격하는 민주당을 보니 개혁과 정상화를 향한 길은 여전히 캄캄해 보인다”며 “내년에 반드시 180석 의석수에 기댄 저 낡은 기득권부터 타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권성동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 중심으로 민주당이 혼연일체가 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며 “여러 범죄 의혹의 당사자끼리 만나서 결속을 다진 것이다. 만남의 형식은 전직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회동이지만, 본질은 죄와 벌”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일 이재명 대표와 경남 양산 사저에서 오찬을 하면서 “우리가 어렵게 이룬 민주주의가 절대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현 정부의 안보 대응 능력이 너무 걱정스럽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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